도민보감-이상은 없다는데 재발하는 기능성 소화불량
도민보감-이상은 없다는데 재발하는 기능성 소화불량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24 17: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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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이상은 없다는데 재발하는 기능성 소화불량

누구나 한 번쯤, 속이 더부룩하거나 메스꺼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구역감이나 어지러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인구의 10% 이상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반복되는 소화불량은 식사를 할 때 상당한 제한이 발생하므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게 된다. 이러한 질환을 우리는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하는데, 이 때 기능성이란 위내시경 등의 검사 상 이상소견은 없으나 환자가 불편함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뜻한다.

한의학적으로 소화불량은 식적(食積), 담음(痰飮), 허증(虛症)으로 분류되며, 대부분 기체(氣滯)를 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적이란 음식을 과다하게 먹은 이후 음식물이 위장부에 적체되어 발생한다. 담음이란 일종의 노폐물 격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은데, 기혈이 잘 순환되지 않음으로써 몸에 쌓인 담음으로 인해 쉽게 체하고, 어지럽거나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허증이란 선천적 체질의 허약함을 뜻한다. 조금만 먹어도 쉽게 체하거나, 식욕자체가 적은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기체란, 기운의 소통이 불량한 경우로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한의학에서 소화불량의 치료는, 식적이나 담음 등 원인을 제거하거나 허약한 비위장관을 보함과 동시에 기운의 소통을 조화롭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적절한 치료와 더불어, 소화불량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짜고 맵고 기름진 배달음식의 섭취가 많아지면서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짜고 맵고 기름진 음식은 위장에 부담을 주어, 정상적인 위장 관 운동을 방해하고 위산분비를 과다하게 만듦으로써 만성 위염 등 소화기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커피, 술, 밀가루, 기름진 음식 역시 위에 부담을 주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소화불량이 발생했을 때 가정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다. 먼저, 혈자리 지압법이 있다. 엄지와 검지를 따라가다 보면, 두 뼈가 만나는 지점 바로 앞에 움푹 팬 부분이 있는데, 바로 합곡(合谷)혈이다. 합곡은 소화기계 질환에서 가장 많이 응용되는 혈자리이다. 속이 메스껍고 얹힌 듯 불편할 때 합곡혈을 지그시 눌러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팔꿈치를 구부렸을 때 생기는 팔 주름 바로 아래의 오목한 부분이 곡지(曲池)혈인데, 곡지를 함께 자극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더불어, 소화불량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한방차도 있다. 속이 메스껍고 답답하며 특히 구역질이 나오려 할 때에는 생강차가 도움이 된다. 생강은 오심, 구토 증상에 많이 쓰이는 한약재로 몸이 찬 사람이 먹으면 더욱 효과가 있다. 고기류를 많이 먹고 체했을 경우에는 산사차가 도움이 된다. 산사는 산사나무의 열매로 우리에게는 술 이름으로도 친근하다. 산사는 신곡 맥아와 함께 소화기능을 돕는 대표적인 한약재로, 한약재의 효능과 효과를 정리한 ‘본초강목’에 ‘산사는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육적(肉積,고기로 인해 체한 것)과 어혈을 푸는 데 좋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현대 연구에서는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풍부하게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사차를 우리기 위해서는 말린 산사열매 10g을 1리터의 물과 함께 30분 정도 끓이면 된다. 산사차는 과육과 차를 함께 먹는 것이 좋은데, 꿀을 조금 넣어도 좋다. 주의해야 할 점은 산사의 씨앗은 꼭 제거해야 하며, 산사는 자궁수축을 도움으로 임신 중인 여성은 복용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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