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거미(蜘蛛)와 어부(漁夫) 그리고 통계인(統計人)
기고-거미(蜘蛛)와 어부(漁夫) 그리고 통계인(統計人)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1.02 17: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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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춘/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 소장
강재춘/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 소장-거미(蜘蛛)와 어부(漁夫) 그리고 통계인(統計人)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미를 곤충으로 여기지만, 거미는 절지동물에 속한다. 침팬지와 같은 동물 중에는 인간처럼 돌과 같은 도구를 이용하거나 활용하여 편리함을 추구하거나 생존하는 동물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거미는 어부들이 사용하는 그물과 같이 거의 유일무이하게 거미집이라는 도구를 스스로 만들어 파리, 모기, 나방 등을 포획하여 생존한다.

요즘에는 시골에서도 거미가 거미집을 짓는 모습을 관찰하기가 쉽지는 않다. 전통 초가삼간 가옥 형태에서 농촌 주택의 현대화로 거미가 생존하기에는 부적합한 환경으로 바뀌어 거미의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드는 모양이다. 어부가 그물을 손질하듯이 아주 정교하게 거미집을 만드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너무나 신기할 정도이다. 후미진 곳에 거미줄을 쳐서 나방들을 포획하는 방법은 어부가 그물을 만들어 수산동식물을 포획하는 방법과 너무나 흡사하다. 거미집은 어부가 수산 동물을 포획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정치망인 셈이다

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 관할지역인 남해안에는 수산 동물을 포획하는 정치성 구획어업인 각망, 낭장망, 승망류 등이 있고, 정치망(면허어업)에는 죽방렴이 산재해 있다. 특히 죽방렴은 수면에 노출되어 있어 육안으로 쉽게 관찰되어 진다.

ⅴ자 모양의 대나무 정치망인 죽방렴은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 말목을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박고 그물을 물살 반대 방향으로 벌려놓은 원시어법의 일종이다. 자연의 조건을 이용해 살아온 어부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죽방렴은 주로 남해안에 설치되어 있으며, 약 40여 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천시 실안 해안과 마도 늑도 사이, 그리고 남해 창선을 지나 지족 해협 부근에 죽방렴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죽방렴에서는 멸치, 갈치, 보리새우, 꼴뚜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어획되지만, 그중에서 어획량이 가장 많은 것이 멸치이다. 남해안 죽방렴 멸치는 맛이 좋아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바다로 유입되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하여 바다가 황폐화되어 가면서 매년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에서 매월 조사해서 발표하는 어업생산동향조사에서도 어획량이 감소하는 수치로 나타나는 것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

통계 조사방식도 코로나19로 인하여 언택트(Untact)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통계조사직원과 응답자가 직접 만나서 조사하는 대면조사 위주의 형태에서 SNS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에서도 비전문성과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농산물생산비조사 태블릿 PC 앱을 제작하여 조사 현장에서, 재택근무지에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조사할 수 있는 선진화된 전자 조사환경을 구축하였다. 이런 정부혁신 활동을 계기로 현재 ‘통계청 혁신 우수사례 통합경진대회’, ‘현장조사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거미가 거미집을 정교하게 만들고, 어부가 그물을 섬세하게 손질하여 곤충이나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듯이, 통계청에서도 조사 누락이나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료수집단계에서부터 철저한 내용검토를 통하여 정확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두 다 힘든 시기이지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대한민국을 건설을 위한 시민 여러분들의 성실한 응답과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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