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 당신은 즐거운가?
골퍼! 당신은 즐거운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1.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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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기대 교양학부 교수

요즘 주변에서 골프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골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아마도 시작은 하고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저렴하게 배우는가를 궁금해 하는 모양이다. 답이 따로 있겠는가? 실내든 실외든 프로에게 레슨비 내고 배우면 된다. 하지만 그 전에 따져 볼 것이 있다. 먼저 골프를 왜 시작하려고 하는지, 골프를 하는데 필수적으로 드는 비용은 정확히 알고 입문할 필요가 있다. 입문한 이후에도 따져 보아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골프에 드는 비용에 대비해서 행복한 골프를 즐길 수 있는지를 따져 봐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입문해서 골프를 시작하는데 드는 비용은 그리 녹녹치 않다. 대략적으로 골프장 사용료 10~14만, 레슨비 15만(레슨을 받을 경우), 자신이 사용할 장비인 클럽(100만원 내외), 신발 15만 마지막으로 장갑 1~2만원이 기본적으로 든다. 처음 시작하는 어떤 운동보다 비용이 만만치 않고 머리를 올린다고 필드(field)에라도 나간다면 1회 비용이 약 20만원(그린피 10-13만, 캐디피 1인당 3만, 차량 및 점심 식사나 저녁 식사비 5만원) 안팎이다. 결국 하루 운동하고 오는데 20만원 남짓한 돈이 드는 운동이 골프이다. 그래도 이 만큼의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라운딩이 되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의 골퍼(golfer)들은 시작할 때와 나올 때의 기분이 완전히 다르다. 늘 느끼겠지만 시작할 때는 오늘은 힘을 뺀 부드러운 스윙, 피니시 중심의 멋진 모습, 입가에는 늘 미소를 머금고 자연을 벗 삼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지만 라운딩이 끝나면 후회할 일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조금 전 트리플(triple)이나 더블파(double par)를 기록했다면 오늘 이것만 없었으면, 버디(birdie)를 아깝게 놓친 홀에서는 왜 그렇게 퍼팅을 했을까? 등등 여러 가지 후회할 일들이 자신을 괴롭힌다. 그래서 엄청난 비용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즐겁기는 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골퍼들이 대다수라면 어딘가 문제가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큰 내기가 아니라도 내기만 걸려 있다면 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 스스로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골프를 스스로 괴로움의 늪으로 빠트리지는 않을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골프는 무조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 만한 비용으로 다른 일, 예를 들면 생활비로 혹은 사고 싶은 물건을 사는 구입비로 사용한다면 골프를 하는 것보다 더 즐겁고 행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골프가 즐겁고 행복할까? 아마도 그 답은 각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마음이 비워지지 않은 골프는 그다지 행복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마음이 비워지지 않았기에 평소 연습장과 연습 스윙에서의 부드러운 샷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수 없이 ‘욕심을 버리고 연습 스윙처럼 스윙하라’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마음이 비워지지 않았기에 힘이 들어가서 공이 똑바로 가지 않는 것이다. 원하는 방향으로 똑바로 가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OB(정해진 선을 넘어감)라도 몇 개 난다면 그 상황을 두고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매일 매일 연습을 해도 어려운 것이 골프라는 운동인데, 연습은 조금하고 좋은 결과만 바라는 마음도 버려야 한다. 골프의 가장 이상적인 타수가 54타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왜냐하면 18홀 모두에서 한 타씩 줄인다면 결국 54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 프로 선수가 72타(기준타)를 기록했다면 이미 매 홀(hole)에서 1번씩 실수를 해서 모두 18번 실수를 한 것이다. 우리들에게 동반자와 자연을 즐기면서 마음을 비우는 행복한 골프가 되기는 요원한 꿈일까?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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