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동차의 백미러에
기고-자동차의 백미러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1.22 17:5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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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창원시 의창구 남산로21 동원상가1층 엔젤웨딩하우스 옆 자동차몰빵 대표
이명진/창원시 의창구 남산로21 동원상가1층 엔젤웨딩하우스 옆 자동차몰빵 대표-자동차의 백미러에

자동차의 백미러에 거울만 있고 뒤를 보는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생각하는가? 생각 외로 많은 기능들이 들어가 있다. 조만간 운전자를 알아보고 자동차가 모든 기능을 알아서 맞춰줄 지도 모른다.

자동차의 뒤를 확인하기 위해 실내에 작은 거울이 달린 지도 오랜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는 단순한 거울이었던 백미러(정확히는 ‘리어뷰 미러’이지만 그래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거울 외의 다른 기능들을 넣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고속도로 톨게이트 자동결제 기능을 백미러에 넣고 있으며, 택시 중에서 결제용 미터기가 백미러에 있는 모델도 있다. 외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서 나침반과 온도계부터 시작해 수많은 기능이 백미러에 들어간다.

그런 백미러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곳이 바로 젠텍스(Gentex)다. 이 회사는 야간에 뒤에서 오는 차가 내는 헤드램프 불빛을 감소시키는 ECM 기능을 발명해서 넣었고, 현재는 연간 약 4000만 개의 백미러를 납품하고 있다. 그리고 들어가는 기능이 점점 발달해 이제는 백미러가 디스플레이로 변신하기도 한다. 센터페시아에 모니터가 없는 경우 후진 카메라 화면이 백미러에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젠텍스의 제품이다.

최근에는 젠텍스의 제품이 더 많아지고 있다. 캐딜락이 CT6에서 적용하기 시작한 ‘풀 디스플레이 미러’도 젠텍스의 제품인데, 평상시에는 거울로 사용하다가 2열에 탑승한 사람 또는 화물로 인해 후방 시야가 제한되면 카메라로 전환해 뒤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풀 디스플레이 미러는 이제 캐딜락을 넘어 쉐보레의 스포츠카 콜벳 등 다른 모델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다른 제조사에서도 디스플레이 미러를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작년에 새로 등장한 것이 바로 백미러와 블랙박스 기능을 합친 것이다. 토요타가 신형 해리어에 먼저 적용한 것으로, 메모리 카드 크기에 따라 최대 2시간 분량의 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 원한다면 버튼을 눌러 영상 일부를 이미지로 저장할 수 있으며,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사고 전후 20초를 영상으로 저장한다. 이 기능은 미국으로 수출되면서 제외됐는데, 만약 상황이 바뀐다면 기능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백미러가 운전자를 인식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백미러는 어떤 기능을 넣게 될까? 젠텍스는 최근 ‘생체 인식 미러’를 공개했다. 미러 안에 적외선 카메라가 있으며, 운전자의 홍채를 감지하고 자동차 내에 저장된 개별화된 시스템을 불러온다. 즉, 자동차가 운전자를 알아보고 시트 포지션부터 즐겨 듣는 라디오 채널까지 모든 것을 맞춰준다는 것이다. 만약 가족 중 나이가 적은 이가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속도나 주행 범위 제한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이러한 제한 기능은 GM이 이미 ‘십대 운전자 기술(Teen Driver Technology)’로 공개했고, 현대차 역시 블루링크를 통해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능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휴대폰, 또는 자동차 키로 제어한다. 반면 젠텍스의 생체 인식 미러는 운전자를 좀 더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더 나아가 승인된 운전자만 자동차의 시동을 걸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기능과 정보가 저장되면, 보안 문제는 없을까? 사실 이러한 기능들은 이미 많은 자동차들이 포함하고 있다. 미국에서 즐겨 사용하는 ‘아마존 알렉사’는 이미 사물인터넷과 연결되어 있으며, BMW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커넥티드 카를 정제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CES 무대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신차가 스마트싱스(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사물인터넷)와 호환되기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기능을 모으는 것과 동시에 보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젠텍스 역시 이 점에서 소프트웨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했다. ECM 백미러에도 알고리즘이 들어 있으며, 사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수많은 개발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자동차의 백미러는 단순히 뒤를 비추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을 알아보고 영상을 띄우는 등 수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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