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맛집비결
진주성-맛집비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1.29 17: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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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맛집비결

20년 단골 국밥집 사장에게 “어떻게 오늘까지 할 수 있었습니까?”물어보니 지금도 부족한 것 같아 매일 연구한다고 했다. 똑같은 돼지국밥 육수일 것 같은데도 아직 더 맛있는 돼지국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맛집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든 이유인 것 같다.

장사라는 것이 처음부터 잘된다고 오래 간다는 보장 없고 개미 한 마리 오지 않는 가게라도 꾸준히 연구 노력하면 발 디딜 틈 없는 성공하는 장사집이 될 수 있다. 가게를 개점하면 근처 동종업계의 손님을 뺏어오는 것은 기초적인 상술이다. 한국의 치킨집과 카페 폐업율이 70%가량 되는 이유가 한 곳에 오픈하면 다른 한 곳이 망하고, 망한 곳에 새롭게 오픈하면 망하게 한 곳이 다시 망하는 탁구게임 같은 방식이다.

장사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의 손님을 오게 끔도 해야 하지만, 다른 곳에서 오픈하더라도 손님이 옮겨가지 않도록 충성고객을 만들어야 하고, 다른 곳이 오픈하면 흔들리지 않고 도전한 매장이 문을 닫힐 만큼의 내공을 단단히 쌓아야 한다. 그 내공이라는 것이 장사의 고수들에겐 쉽지만 다른 한편으론 무척이나 어렵고 쉽지 않다. 마치 고등학교 수학문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초등학교 구구단 암기가 가장 어려웠던 것처럼 지속적인 깨달음과 노력만이 모든 문제를 쉽게 풀 수가 있다.

사장은 끊임없이 자신의 분야 공부를 해야 한다. 라면을 파는 분식집이라도 라면 면발의 맛있는 식감과 국물의 감칠맛을 위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하고 연구해야 하듯이, 소규모 카페가 폐업이 많은 이유는 커피 관련 공부를 하지 않아서이고 고객의 욕구와 서비스에 지속적인 발전이 없기 때문에 손님들은 새로 오픈한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고 이전 매장은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리게 된다.

커피는 매우 힘들다. 커피는 정말로 어렵다. 커피가 어려운 이유는 지속적으로 가스와 향을 배출하는 원두를 주문과 동시에 맛과 향을 만들어야 하기에 커피머신과 그라인드의 모든 상태를 알아야 하고 그날 날씨와 습도까지 고려해서 한 잔의 커피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생길 만큼 고객의 미각과 욕구는 높아졌다. 단순히 가격할인과 용량을 늘린다고 고객은 지속해서 오지 않는다. 다 낮은 가격, 더 많은 용량만으로 고객을 유치한다면 매장은 적자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맛의 음료가 제공되어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사장이 맛을 모르고 기계를 알지 못하면 그곳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은 아는 것이 없다. 장사는 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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