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말라
칼럼-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말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2.06 17:2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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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말라

빛바랜 줄무늬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올이 다 드러나 보이는 허름한 양복을 입은 남편이 보스턴의 기차에서 내리어 약속도 없이 하버드 대학교 총장의 사무실로 어릿어릿하며 걸어 들어갔다. 총장 비서는 시골 촌뜨기로 보이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장님을 뵙고 싶습니다” “총장님은 오늘 하루 종일 바쁘십니다”비서가 딱 잘라 거절을 하였다. “그러면 기다리겠습니다” 몇 시간이 지났다. 비서는 결국에는 지쳐서 돌아가겠거니 하고 그들을 모르는 척하였는데 노부부는 계속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만 만나주시면 곧 갈 것입니다” 비서가 총장에게 보고했다.

총장은 굳은 표정으로 노부부를 맞이하였다. 부인이 총장에게 말을 건넸다. “우리에겐 하버드대학에 일 년을 다닌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애는 하버드를 대단히 사랑하였고, 여기에서 무척 행복해 했습니다. 그런데 약 일 년 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제 남편과 저는 캠퍼스 내에 그 애를 위한 기념물을 하나 세웠으면 합니다” “부인, 우리는 하버드에 다니다 죽은 사람 모두를 위해 동상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그런다면 이곳은 아마 공동묘지같이 보이게 될 것입니다” 총장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니에요. 총장님 그게 아닙니다. 동상을 세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버드에 건물을 하나 기증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총장은 허름한 차림의 노부부를 보며 말을 하였다. “건물이라고요! 건물 하나가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 구나 하시는 말입니까? 현재 하버드에는 750만 달러가 넘는 수많은 건물들이 들어 차 있습니다”

잠깐 동안 부인은 말이 없었다. 총장은 바쁜 시간에 이 이상한 노부부가 빨리 일어서 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부인은 남편에게로 얼굴을 돌리고 조용히 말했다. “대학교를 하나 설립하는데 비용이 그것 밖에 안 드는가보죠. 그러지 말고 우리들의 대학교를 새로 하나 세우지 그래요”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노부부는 바로 일어나 나가서 곧장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났고, 거기에서 아들을 기념하기 스탠포드대학을 설립하였다. 대학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있는 사립 종합대학교이며,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소도시 스탠퍼드에 있다. 1891년 10월 1일 개교. 면적: 약 1,000만평. 학부생 수: 8,897명, 대학원생 수: 8,897명. 2020년 세계대학 순위: 2위. 교훈은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배려해주는가를 보면서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의 품격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1885년 철도 건설업자이자 캘리포니아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지낸 릴런드 스탠퍼드(Leland Stanford:1824~1893·69세)가 15세에 장티부스로 죽은 외아들을 기리기 위하여 ‘릴런드 스탠퍼드’로 설립하였으며 1891년 555명의 학생으로 개교하였다.

이 학교 출신의 동문을 보면 재계에는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구글 공동 설립자), 정계와 법조계에는 허버트 후버(전 미국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아소 다로(일본 전 총리), 필리프(벨기에 전 국왕), 알레한드로 톨레도(페루 전 대통령), 에후드 바라크(이스라엘 전 총리), 모하메드 와히드 하산(몰디브 대통령), 워런 크리스토퍼(전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전 국방장관), 마크 리퍼트(주한 대사), 수잔 라이스(전 UN 대사), 존 F. 케네디(전 미국 대통령). 작가로는 존 스타인벡. 학자로는 올리버 E. 윌리엄슨(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랜디 셰크먼(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 스포츠계에는 타이거 우즈·미셸 위(골프선수). 기타 샐리 라이드(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있으며, 한국인 동문은 진념)전 재정경제부 장관), 나웅배(전 총리), 진대제·최순달(전 정보통신부 장관). 유일한(유한양행 설립자). 홍정욱(헤럴드 회장). 구광모(LG그룹 회장)이 있다.

발이 많은 것으로 따지자면 지네가 최고지만, 발 없는 뱀을 따라 잡지 못한다. 나폴레옹은 “내 키는 땅에서 재면 작지만 하늘에서 재면 누구보다 크다”라고 했다. 바가지는 물이 새면 안 되지만 쌀을 이는 조리는 물이 새지 않으면 안 된다. 쥐를 잡는 데는 천리마보다 나이 든 고양이가 쓸모가 있다. 우리들은 때때로 사람들을 외모로 평가 할 때가 많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하버드대학에서는 그 날의 잘못을 반성하며 아쉬워했다. 그 후부터 하버드대학 정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붙어 있게 되었다.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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