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 자살예방에 관한 소고
홀몸노인 자살예방에 관한 소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1.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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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철/대평면장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전 세계 여러 나라와 함께 자살문제 예방과 대책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공동의 노력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2003년 9월 10일을 '세계자살예방의 날'로 제정하였다. 우리 정부는 2011년 3월 30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을 제정했다. '세계자살예방의 날'과 같은 매년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로 제정하고, 자살예방과 교육 및 홍보를 위한 행사를 실시해 오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자살 문제가 심각하다. 이미 한국은 부끄러운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자살율이 OECD 1위라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5%로 역시 OECD 1위다. 노인 자살율은 2008년 10만 명당 61.38명이던 것이 2010년에는 81.9명으로 크게 높아 졌다. 경제력 상실과 가족 해체가 겹치면서 빈곤과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자살은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노인 자살률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우선 사례를 살펴보자. 2010년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생명존중문화 조성 및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노원구는 통장 677명을 복지 도우미로 위촉하고 이들을 통해 2010년 65세 이상 홀몸노인 1만1474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는 물론이고 정신건강 조사까지 하고 홀몸노인 말벗 돼주는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고독(孤獨)을 달래 주니 자살자 수가 2년 새 180명에서 128명으로 줄었다. 자살 통계를 분석해 보니 빈곤과 고독이 원인이었다. 빈곤에 처해 있는 노인들에게 물질적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고독을 달래 주는 것이다.
필자가 내동면에 근무하면서 홀몸노인과 직원간 1:1 결연 봉사활동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 취지는 홀몸노인이 사망 후 상당기간 지나서 발견되거나, 고립생활에 따른 우울증 및 자살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거동불편 홀몸노인들의 사회적 접촉의 필요성에서 이 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함으로서 노인관련 보건․복지서비스 연계활동을 통해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홀몸노인이 135명이었는데, 이중 30명은 노인돌보미가 관리하고 있었다. 그 외 105명중 가장 소외된 50명을 선정하여 직원 간 1:1 결연을 맺어 주 1회 이상 홀몸노인 집 방문 또는 전화로 노인의 건강점검과, 생활실태 확인, 애로 및 욕구사항 파악, 말벗 되어 주기를 실천하고, 좋은 세상협의회․복지서비스와 관내 봉사단체, 로터리 클럽 등과 연계하여 화장실 보수, 수도시설 수선, 싱크대 교체, 벽지교체, 쌀, 라면, 반찬 등의 지원으로 홀몸노인들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추진 한바 있다.
큰 효과는 아닐지라도 외롭고 쓸쓸하게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정서적 고립을 탈퇴 시켜줌으로서 생활 활력소를 제공하였고, 정성이 담긴 안부 한 통화가 큰 위로가 되어 어르신의 고독사(孤獨死)예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홀몸노인은 누가 찾아만 와도 반가워한다. 실제 노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최소 1시간 이상이 소요 된다. 말벗을 하고 나올 때 아쉬움을 달래는 노인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아픈 적이 있었다. 어떤 노인은 야위어 보여 식사를 제대로 하시는지 물어보니 밥맛이 없다고 해서 다음날 라면 1상자를 사 준적도 있다. 홀몸노인들을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 분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홀몸노인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외롭고 쓸쓸하게 소외받고 사는 이웃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안부라도 물어 주었으면 한다, “요즘 건강하신지요! 진지는 잘 드셨습니까?" 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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