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묘호인(妙好人)이 되어보자
칼럼-묘호인(妙好人)이 되어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2.28 17:2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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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묘호인(妙好人)이 되어보자


우리는 꾸준하게 인격을 연마하여 찬란하고 화려한 삶을 살아가야한다.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라, 즉 나쁜 일하지 말고 착한 일을 행하여 생각을 깨끗이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누구도 지키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목마른 사람에겐 청량수가 되고, 굶주린 사람에겐 과실이 되고, 헐벗은 사람에겐 의복이 되고, 더위 속 사람에겐 큰 구름 되어 주어야한다. 생각해 보면 세상에 고맙지 않은 게 하나도 없다. 숨 쉬는 공기, 햇빛, 물, 자연 모두가 우리의 생명줄이다. 그러므로 부모 없는 사람에겐 부모의 심정으로, 스승 없는 사람에겐 스승의 모습을 보여주며 살아가자. 남들 시선과 외부평가에만 기대어 살면 늘 허탈한 삶만 있을 뿐이다.

그러면 사는 재미가 없어서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우울증은 자기상실감에서 오는 자존심 결여와 경직된 삶에서 오게 된다. 경쟁사회의 대표적인 병이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자기가 자기를 공격하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자신이 청정하고 평등한 부처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사는 데서 오는 병이다.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나와 남을 용서해야한다.

가슴 속에 분노와 적개심을 감추고 있으면 평화도 행복도 없다. 크든 작든 용서라는 치유의 샘물을 찾아내보자. 용서란 증오와 비난을 내려놓는 것이다. 부처님은 물질, 마음,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하였다. 우리는 약하고 비참하고 가난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걸인에게도 따뜻하게 보시하고, 공양해야한다. 이세상은 아픈 생명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사람은 죽어야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고, 죽어야만 더러운 죄업과 무거운 업장이 모두 불속에서 소멸되고, 한 줌의 흰 재로 정화된 뒤에 아름다운 부활의 꽃이 된다.

법정스님 말씀 중 묘호인(妙好人)이 있다. 비록 아는 것은 적지만 지극한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헌신하며,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묘호’는 흰 연꽃에서 나온 말로서 연꽃처럼 늘 맑고 향기롭게 주위를 비추는 사람이란 뜻이다. ‘묘호인’은 당나라 때 정토신앙을 크게 일으킨 선도(善導)대사가 최초로 하신 말씀인데, 선도대사의 ‘묘호’는 염불하는 사람이다.

염불하는 사람은 첫째, 좋은 사람이고. 둘째, 아주 좋은 사람이고. 셋째, 최고로 좋은 사람이고. 넷째, 아주 드문 사람이고. 다섯째,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이웃을 위하여 헌신하는,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묘호인’이 되어야한다. 휴정스님도 선가귀감에서 숙업을 제거하고, 마사(魔事)를 여의기위해서는 염불과 다라니를 암송하라하였다. 망념과 업장, 장애를 뛰어넘어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은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하며 살아가야한다. 언제나 상대에 대해 더욱 조심하고 배려심을 발하며 살아가자. 불길 속에서 연꽃이 핀 것을 화중생련(火中生蓮)이라한다.

스스로를 잘 다스려가면서 항상 공부하여, 인륜을 돈독히 하고, 본분을 다하며, 간사함을 버리고, 온갖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보자. “너 자신을 남들처럼 생각하고, 남들을 나 자신처럼 생각하라”하였다. 좋은 감정, 나쁜 감정에도 휘둘리지 말고 늘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자. 서로 존중하는 마음과 인내로서 배려하며 살아가면 우리사회는 저절로 좋아질 것이며, 그러면 밤에도 문을 열어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게 될 것이다.

무지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불리하면 더욱 큰소리치는 것이며 그런 사람은 자신의 과오를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상대를 공격하며, 자신이 대단한 것처럼 으스대면서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어리석어서 기본도 없고, 인격도 없는 불쌍한 사람이다.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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