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산청 곶감
도민보감-산청 곶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1.06 17:2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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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산청 곶감

2022년 새해가 밝았다. 혹자는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고 하지만, 아직은 신축년(辛丑年) 섣달이니 ‘호랑이 해’라는 표현은 조금 천천히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 고장 산청은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으로 유명한 곳인지라 이번 지면에는 ‘곶감’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동의보감 탕액편에 보면 ‘감(紅柿)’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심폐를 적셔 주고, 갈증을 멎게 하며, 폐위(肺痿)와 심열(心熱)을 치료한다. 식욕을 돋우고 술의 열독을 풀며, 위열을 내리고 입 마른 것을 멎게 하며, 피 토하는 것도 치료한다”고 했다. 비타민C가 30mg%로 귤의 2배, 사과의 6배라고 하는 최근 영양학적 연구가 위의 내용을 뒷받침한다.

우리가 즐겨먹는 곶감에 대한 내용도 동의보감에 등장한다. “볕에 말린 것은 백시(白柿)라 하고, 불에 말린 것은 오시(烏柿)라고 한다. 백시 껍질 위에 두텁게 맺힌 것은 시상(柿霜)이라고 한다. 백시는 곧 홍시를 볕에 말린 것으로 성질이 차다. 온보(溫補)하고 장위를 두텁게 하며,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숙식(宿食)을 소화시키며, 얼굴의 기미와 어혈을 없애고 목소리를 윤택하게 한다. 건시(乾柿)라고도 하고, 황시(黃柿)라고도 한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곶감은 기침, 딸꾹질, 만성 기관지염을 치료하고, 숙취 해소에 좋다. 항산화 효과가 있어서 얼굴의 기미를 없앤다. 모세혈관을 강화하고, 주근깨를 제거한다. 이렇게 피부미용에 효과가 좋은 곶감이라면 많이 먹을수록 좋지 않을까? 사람마다 다르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하루에 한 두 개 정도가 적당하다. 이것은 모든 말린 과일에 다 해당되는 사실이다. 같은 질량의 홍시를 먹는 것과 곶감을 먹는 것은 열량이 수배나 차이 나는데 바로 수분의 차이 때문이다. 시상 혹은 시설(柿雪)이라고도 불리는 곶감의 서리나 눈 같은 표면의 하얀 부분은 완전 건조되면서 맺히는 포도당 결정이다. 반건조 방식으로 제조되는 곶감에서는 시상을 찾아볼 수 없다. 곶감 품질의 문제와 무관한, 자연스럽게 공정에서 생기는 현상인 것이다.

곶감용으로 유명한 품종은 과실이 크며 당도가 높아야 하고 육질은 점질(粘質)이고, 섬유질이 적고 종자가 없거나 적은 것이 좋다. 곶감의 품질은 품종에 따라서도 좌우되는데 국내에서는 편원형(偏圓形)인 둥시, 수시, 월하시 그리고 장형(長型)인 고종시, 단성시 등의 품질이 우수하다. 곶감은 경북 상주, 충북 영동 등에서도 많이 생산된다. 나름 장점과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산청의 곶감은 어떤 점이 특별할까? 산청 지역은 감나무 재배 적지 비율(25.73%, 출처:농촌진흥청)이 높고 감나무 생육에 영향을 주는 일조량과 강수량 토양 등이 적합하다.

특히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시천·삼장 지역은 곶감의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결건조작업에 최적지로 손꼽힌다. 시천면, 삼장면은 지리산 상부의 차가운 공기가 계곡을 따라 하강하면서 큰 일교차를 만든다. 곶감은 이 과정에서 얼었다 녹고, 마르기를 반복한다. 한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자연적으로 구증구포(九蒸九曝)가 되는 셈이다. 산청 곶감이 쫀득하고 찰진 식감과 선명한 색깔을 자랑하는 이유이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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