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건강한 몸에 감사해라
현장칼럼-건강한 몸에 감사해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1.12 17:2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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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창원본부 취재본부장
최원태/창원본부 취재본부장-건강한 몸에 감사해라

사람들의 소원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건강이다. 병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 병은 결국 우리를 죽음으로 이끈다.

미국 최고의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미혼모의 자녀로 태어나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열네 살에 자신 역시 미혼모로 출산을 했다. 그 아이마저 생후 2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 후 가출하여 마약중독자의 삶을 살기도 했던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고 많은 책을 읽고 방송국에 취직되고 이후 세계 1억이 넘는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되었다. 이렇게 윈프리를 변화시킨 요인은 매일 일어난 일들 중 감사하는 일 다섯가지를 찾아 감사 일기를 썼던 습관 때문이었다. 화려한 내용이 아닌 지극히 작고 일상적인 내용들이었다.

소설가 박완서의 노년관인 ‘일상의 기적’이란 글에서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다.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란 중국의 속담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걸을 수 있는 몸만 가진 것 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해야 할 것을 기록하고 있다.

예컨대 안구 하나 구입에 1억 원이요, 눈 두 개 갈아 끼우려면 2억 원이 들고, 신장 바꾸는데 3천만 원, 심장 바꾸는데 5억 원, 간 이식 7천만 원, 팔다리 의수와 의족을 바꾸는 데는 더 많은 돈이 든다. 건강하게 걸어다니는 사람의 몸에 51억 원, 엠블란스에 실려 한 시간의 산소 호흡기를 사용하는 데 36만원, 공기를 공짜로 마신다면 하루에 860만원이 든다고 했다. 아침 잠자리에서 깨어 일어날 때마다 지난 밤 건강, 생명, 재산 지켜주시고 사지백체가 제 기능을 다하여 숨 쉬고 보고 듣고 말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악성 베토벤은 하필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의 대부분의 음악은 그가 귀먹어 잘 들리지 않은 후에 작곡한 것들이다. 그는 이를 비관하여 하마터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릴 뻔 했다. 행여나 병이 나을까 하던 최후의 희망도 사라졌다. 그는 이렇게 그의 서간집에서 “나를 받들어 주던 고매한 용기조차 그만 사라져 버리고 말았구나! 오오, 천명이여! 단 하루만, 진정한 기쁨의 단 하루만이라도 나에게 주소서! 진정한 기쁨의 소리를 들어본지 이미 오랩니다. 오오, 신이여! 언제 나는 다시 기쁨을 만날 수 있을까요? 영영 없을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너무나 참혹합니다” 라며 단 하루만이라도 기쁨의 소리를 듣게 해달라고 해절하게 호소했다. 우리는 날마다 먹고 말하고, 듣고, 보고, 걷고, 일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산다는 일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가?

그래미 최우수상을 수차례 받은 전설적인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는 중남미 군사정권 시절 자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저항 음악가다. 공연 중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고 추방당하고 다시 본국에 돌아왔을 때 청중의 우레 같은 박수 속에서 울먹이며 부른 노래가 ‘생에 감사해(Gracias a la Vida)’이다. 파란만장한 삶을 산 가수가 ‘생에 감사해, 너무 많은 걸 주어서’라고 노래한다. 인생이 준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나의 삶, 너의 삶, 우리 모두의 삶이 같은 노래라고 했다. “생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어서/샛별 같은 눈을 주어서/밤낮으로 들을 수 있는 귀를 주어서/걸을 수 있는 힘을 주어서/내 고정된 틀을 흔드는 심장을 주어서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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