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망어중죄(妄語重罪)
칼럼-망어중죄(妄語重罪)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1.18 17:2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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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망어중죄(妄語重罪)


대선을 앞두고 여야정당들의 치열한 경쟁이 도를 넘어 사회전체를 흔들어 놓고 있다.

정치인들의 험담이 나날이 거칠어져가고 있다. 지지율에만 목매어 상대편의 약점만 들추어내고, 비아냥거리는 구취(口臭)가 역겹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저열한 말싸움에 짜증이 난다. 교묘하게 꾸며댄 거짓말, 이간질, 상대를 깎아 내리고 악독하게 헐뜯는 것을 불가에서는 망어중죄(妄語重罪)라, 입으로 지은 죄를 가장 무거운 죄로 본다. ‘꽁치는 주둥이로 망한다’

각 진영마다 거친 말과 철면피하고, 후안무치한 행동을 거듭하며, 부끄러움을 모른다. 모두가 과거 자신들의 행적에 대한 반성은 없고, 상대편에 대한 장점이나 칭찬의 말은 한마디 없이, 수년 전의 일까지 끄집어내어 부풀리면서 언어폭력을 주고받는 것이 가관이다.

그런 것은 무지하고, 기본적 상식이 부족한 탓이다. 상대를 적으로 보고 오직 자신들의 승리만을 위해 상대편의 작은 흠집도 크게 부풀리며, 아주 몹쓸 인간으로 매도해버린다.

상대를 트집 잡고 비난하며 원수와 원망을 맺지 마라. 비난도 원망도 버릴 때만 사라진다. 그것은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이다. 지도자들은 자신의 언행 하나하나를 전 국민이 눈여겨보고 있고, 특히, 미래 세대들이 자신들의 언행을 본받는 다는 것쯤은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들의 언행이 국민정서에 끼친 영향이 대단히 크다는 것도 알아야한다.

함부로 천박한 언행을 쏟아내지 마라. 보는 사람 얼굴이 화끈거린다. 저들은 진정한 친구도 없고, 같은 팀이라도 내 편 안 들면 모두 적으로 낙인찍어 버린다. 그들은 못난 색시 달밤에 삿갓 쓰고 나서듯, 평소와는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나서 나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고, 상대방은 모두 잘못한 것 뿐 이라며 항변한 것을 보면 지식은 많아도 지혜가 부족한 것 같다. 상대의 체면을 무시하고, 양보할 줄도 모른 독불장군처럼 이기적이어서 자신의 부끄러움은 감추고, 합리화하는 데에는 도사 급이다. 유권자의 표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가 요구된다. 교만하고 독선적으로 변하기 쉬운 자신을 낮추는 사양지심이 요구된다.

그들의 우문우답과 동문서답에 실소를 금할 길 없다. 서로가 상대의 지난날의 과오나 허물을 들추어서 망신주기 급급하고, 흠결의 요지를 정확하게 밝히지도 못하면서 의혹만으로 덮어씌우려 안달이다. 심지어 상대 후보주변의 수년전 사생활까지 들추어낸 걸 볼 때는 보는 사람이 부끄럽다. 국민들은 그들의 왜곡된 정보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다. 국가를 대표하며 헌법수호의 책무와 평화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지닌 행정수반이다. 국민들은 훌륭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데 서로가 상대방을 천하의 몹쓸 인간으로 각인시켜 놓으면 대통령을 수입해 올수도 없어서 국가미래가 심히 걱정된다. 서로 상대는 부족하고 천하의 못된 인간이라니까 누구를 뽑아야할지 심적 고통도크다.

저들은 서로를 잡아먹고자 할 말, 안 할 말을 마구토해 내고 있다. 국민들은 날만 새면 딴소리하는 저들과는 달라야 한다. 상대방의 장점과 좋은 점, 잘했던 일을 하나쯤이라도 칭찬해줄 줄 아는 후보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도자는 모두를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여야 한다. 해변의 몽돌처럼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착하고 좋은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저 강함만을 추구하면 언젠가 더 강한 것을 만났을 때 부러지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남의 허물만 보지 말고, 자신의 허물부터 들여다보라. 부귀권력명예는 밧줄로 묶어둘 수가 없고, 접착제로 붙여놓을 수도 없다는 걸 명심하라. ‘모든 것은 덧없다’

‘모든 것은 실체가 없다’ 지혜의 눈으로 이러한 이치를 보는 것이 지도자의 길이다.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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