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2022년에도 여전히 중요한 것들
아침을 열며-2022년에도 여전히 중요한 것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1.24 17:2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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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
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2022년에도 여전히 중요한 것들

늘 놓치는 것 한 가지는 ‘지금’의 중요성이다. 몇 년 전에 ‘시간을 때운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 ‘시간을 허비한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킬링타임’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는 지금을 열심히 살 것이고, 누군가는 누적되는 과거의 문제점을 들춰내거나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시간을 허비할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어리석음과 미숙함을 자책하고, 친구를 밀어내고, 부모를 원망하고, 사회를 비판하고 결국 자신은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으며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어제 운명을 달리한 누군가에게는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을 살아있다는 특권을 활용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무기력하게 맞이한다. 그게 아니면 아주 심하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회피하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무료함으로 채우는 것인가?

어떤 사건으로 갈등이나 충격이 너무 커도 그럴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급속도로 성장하는 아동기나 청소년기 등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지 못했거나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지 않았을 때, 확신이 서지 않아 방황하는 시기에 두드러질 수 있다. 자신에 대하여 충분히 탐색할 기회를 갖지 못했거나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기회가 부족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여러 친구를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잘하는 것이나 흥미 거리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렇듯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성인도 해당되는 부분이다.

아동기나 청소년기 자녀가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에 빠져서 공부를 등한시하고 시험 전 날까지도 게임에만 몰두한다거나 하지마라는 것을 굳이 하면서 이제는 컸다고 ‘내가 알아서 한다’고, ‘엄마 말 안 듣는 목록’이 따로 있는 것처럼 그렇게 고집을 피우지만 결과물은 또 그렇게 고스란히 엄마의 예언대로 이루어진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예언은 참 잘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예언대로 이루어지는 긍정적인 말의 힘을 가져오려면 칭찬이나 긍정적 강화로 아이의 좋은 습관과 행동을 계속 유지하도록 좋게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 부모, 형제자매, 할머니, 가까운 사람들의 칭찬을 먹고 자라는 것 같다. 아이에게 우선순위로 어떤 것이 먼저 필요한지 보고 스스로의 말과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하려면, 주 양육자가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 성찰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강조하는 시간의 의미를 은밀히 따져보면 우리 몸이 어느 한 시점, 어느 한 공간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그 공간의 중요성도 지나칠 수 없다. 멍 때리고 있어도 하필 그 시간, 집이나 학교 등에 머문다.

또한 가까운 곳에 있는 존재감이 작은 것들, 늘 숨 쉬고 생명체를 살아있게 만드는 그것, 햇빛, 물, 바람, 흙, 나무와 풀이 꼭 필요한 그것이 동물과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중요한 것이다. 또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잡을 수도 없는 중요한 그것은 상대에 대한 끈끈한 ‘믿음’이다. 이는 사람의 영역이 아니다. 아마도 신의 영역인 듯하다. 믿음의 작동방식이 어떻게 가능한지 놀랍다.

동물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받아들인 다음 그 중요한 정보를 우리의 몸속 깊숙이 저장한다. 우리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실체가 있어야 상대가 알 수 있는데 내가 경험하였으나 객관적으로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어떤 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경험을 몸속에서 꺼내서 보여줄 수 없어서 설명한다. 그런데 그것을 듣고 상대는 또 알아듣는다. 그것은 상대를 이해하려는 놀라운 능력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내가 느낀 것을 상대가 나와 똑같이 느끼고 알 리 없다. 다만 표정을 보고 설명을 듣고 유추할 뿐. 개인적 경험 뿐 아니라 동물적 반사도 설명만으로 알기 어렵다. 이는 생명체의 생존을 위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물인 듯하다. 또한 믿음의 또 다른 얼굴, 공감능력은 인류의 중요한 자산이다. 무리와 같이 울고 웃고 함께 느끼는 공감대. 그것이 우리를 생존하게 만드는 힘인 것 같다.

우리의 지적능력과 공감능력, 이해하려는 마음, 언어적 소통능력 등이 개인을 넘어 우리의 창대한문화를 유지, 발전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을 것이다. 어느 한 부분만 따로 떼어서 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으면서 별것 아닌 것 같은 마스크의 중요성을 실감하였고 덕분에 잘 대처한 우리나라 국격의 상승을 경험하였다. 새해와 더불어 코로나도 걷히고 잘 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의 줄을 당기면 희망의 봄이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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