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내일의 희망을 품자
현장칼럼-내일의 희망을 품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2.14 17: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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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창원본부 취재본부장
최원태/창원본부 취재본부장-내일의 희망을 품자

봄이 왔다. 지난겨울, 대지는 종종 얼어붙었고 나무들은 잎을 떨어뜨렸고 공기는 차가웠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왔다. 우선 바람이 다르고 햇빛이 다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음산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역시 봄이 오면 모든 꽃으로 부터 영원하고 즐거운 선물을 받게 된다”라고 헤르만 헤세는 말했다. 낙엽귀근(落葉歸根)이란 말이 있다.

잎이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간다. 뿌리로 돌아가서는 썩어서 새로운 생명력을 잉태하게 한다. 만물은 태어나고 자라서 번창하지만 언젠가는 시들고 낙하 낙엽하여 뿌리로 돌아간다. 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초목은 대지로, 그러면서 다시 생명을 얻고 다시 잃고 순환을 되풀이 하면서 유유히 영원 속으로 흘러간다. 이 생명의 흐름, 다시 그 봄을 맞는다.

‘숲의 생활사’에서 차윤정은 이렇게 말한다. 봄바람은 사람을 바람나게 한다. 봄바람은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솜털을 간질이는 듯 몸에 감기는 미미한 감촉, 겨울바람의 투박스러움을 한 번 상기해보라. 마른대지를 날아온 바람은 대지의 따스한 열을 받아 부드럽게 부풀어 오르면서 공중으로 떠오른다.

봄이면 사람의 마음이 설레는 것도 이 상승기류 때문이다. 봄바람은 단순한 설렘이 아니다. 그러니 억누를 길도 없으며, 억누를 이유도 없다. 사람도 자연이기에, 이 자연의 변화는 자연의 일부인 사람에게도 변화를 준다.

겨울 내 언 땅에 봄비가 내리고 쌓인 눈이 녹는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물이 깨어나야 생명들도 비로소 깨어 날 수 있다. 나무들은 물이 오르고 앙상하게 메말랐던 가지에 푸른 물이 오른다. 벌써 생명은 시작했다. 단단하게 언 땅도 부드러워진다. 그 위에 따스한 봄빛이 내린다.

만물은 자연의 제일 축복인 빛으로 깨어난다. 이름 모를 들꽃과 풀들, 개나리, 진달래, 매화, 동백, 산수유가 경쟁적으로 피어나기 시작한다. ‘봄이 오는 것을 어떻게 아나요 들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노랫말이 생각난다.

봄은 겨울을 넘기고 살아남은 생명들에게 구원이다. 사람들에게도 봄은 희망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 서면 추운 지난겨울의 움추림과 부자유함이 깨끗이 씻겨 간다. 그래서 봄은 자연의 만물에게 생명을 주듯 우리에게도 새 생명, 새 도약의 기회가 다가오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노래를 들어보라. ‘살아라, 자라라, 꽃피어라, 소망하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싹을 터라, 헌신하라 그리고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인 수녀의 글귀가 있다.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봅니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기며 나아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다. 봄은 묵었던 것들이 깨어나는 계절이다. 동면의 우리 심령도 깨어나자. 이 봄과 함께 춤을 추면서 내일의 희망을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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