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무지한 사람은 재물이 많아도 거지다
칼럼-무지한 사람은 재물이 많아도 거지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2.22 17:3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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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무지한 사람은 재물이 많아도 거지다


세상일은 명확하지도 않고 통제할 수 없는 일들도 많으며 기대가 실망으로, 선의가 배신으로 돌아올 때도 있다.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아픔과 스트레스는 따르는 법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비워야한다. 마음을 비우라는 것은 모든 종교의 공통된 가르침이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며 예수가 산상수훈에서 한 말은 하느님 앞에서 모든 것을 비워야만 진정한 믿음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올해는 범처럼 용맹스럽고 대범하면서도 신중하게 호시우보(虎視牛步)하며 살아가자. 호랑이는 지혜의 동물이며 어질면서도, 바보스러운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호랑이의 결단력과 슬기로움을 본받아 어려운 일도 과감하게 실천해 나가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행복할 수 있어야하므로, 조금도 남에게 의존하지말자.

이제는 남들이 나에게 의존하도록 하여야하며,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한 해가되어 보자. 많이 쓴다는 것은 남에게 많이 나누어주자는 것을 의미한다. 무지한 사람은 이익이 없는 일에는 불러도 오지 않고, 모시러가도 오지 않는다. 만약 신문사에서 칼럼 한 편 읽는 사람에게 10000원씩 준다고 광고라도 한다면 하루에도 수 백 명씩 신문사로 몰려들 것이다.

그래서 무지한 사람은 돈이 많아도 거지이고, 거지에게는 뭔가를 나누어줘야 복을 받는다.

이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 부모형제, 친구들이 비록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참 좋은 사람들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는 사람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삶은 주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하고 서로에게 기대어 살면서 각자의 소임을 다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적극협동하며 살아가야 한다.

내가 행복하려면 주변사람들이 행복해야 하고, 주변의 행복은 바로 나의 행복으로 연결된다. 천하의 재벌이나 권력자도 혼자서만 행복하거나 불행할 수는 없다. 삶의 보람은 돈 주고도 살수 없고, 어디서 주워올 수도 없으며, 오직 스스로가 창조해나가는 길 밖에 없다.

부자들은 부동산 값이 오를 때마다 환호하며 참 좋은 시절이라고 좋아하다가도 재산세가 많이 나오면 걱정하며 불만을 터트린다. 그들은 부동산 값이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하며,항상 걱정과 불만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대들의 인생도 잠깐이다. 과욕부리지 말라”

우리 주변에는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고, 가족 중 환자나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잘 먹고 잘 입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다.

그러나 가난은 큰 고통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타개하여야한다. 비록 가난하더라도 기죽어하며 낙담하지 말자. 모든 생명들이여 항상 행복하라, 편안하라, 그리고 안락하라 외치면서 참된 도리를 깨달아가며 인간답게 살아가자. 백 년을 산다 해도 인간의 참된 도리를 잊고 산다면 인생을 헛되게 사는 것이다. ‘논어’의 ‘학이’편에서는 ‘군자무본 본입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이라하였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나니, 근본이서야 도가 생긴다’는 말이다.

삶이 힘들고 실망스럽더라도 팔짱끼고 뒷짐지고, 남이 해 놓은 일이나 평가하며 잘난 척 영리한 척 비판하며 말만 번질나게 하지 말자. 차라리 바보처럼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이 사람 저 사람 많은 사람을 붙들고 묻고 물으면서 뭔가를 해나가는 사람이 되어보자.

남을 비판한다 하여 나아지거나 위대해지지 않는다. 차라리 바보가 되어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반해보고 푹 빠져보자. 거북이는 등딱지의 갑옷으로 자칼에게 저항한다. 화가 날 때는 인욕(忍辱)의 갑옷을 입어보자. 거북의 등딱지처럼 단단한 인욕의 갑옷을 끼어입자.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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