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는 골프다
아침을 열며-골프는 골프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3.01 17: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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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는 골프다

계절은 벌써 봄의 시작인 3월임에도 망할 놈의 코로나19는 확진자만 하루 수십만 명에 치닫고 있으며, 이달 중순쯤엔 25만 명 정도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 도내에서도 8000~9000명을 육박하고 있어서 보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게다가 3월부터는 방역패스 일시 중단과 함께 전면적인 ‘대면수업’이 예정이라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지난 2년의 끈질긴 방역활동과 우리 모두의 희생이 허사가 되질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인의 방역에 더 많은 관심을 바랄 뿐이다.

코로나19로 닫힌 하늘 길 덕분에 골프 실내·외 연습장과 골프장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을의 끝자락이나 겨울철만 되면 공항마다 해외로의 골프 여행객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는데 각국의 입국 제한 및 귀국 후 자가 격리는 우리의 발걸음을 국내 골프로 이끌게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치닫는 골프 비용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예약(부킹: booking)이 흔한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골프 연습장도 주말 기준 30~40분 기다리기는 일상화 된지가 꽤 오래다. 하루 빨리 코로나 사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지만 이 또한 녹녹치 않음이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이즈음에서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 혹은 경험자를 위해서 이 운동을 바라보는 생각이나 시선을 공유했으면 한다.

첫째, ‘골프’라는 운동은 참 어려운 운동임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왜 어려운 운동이냐고 반문할 필요도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스포츠가 14개라는 채(클럽: club)를 사용하는가? 축구는 오로지 1개 공만 사용하고, 야구는 고작 1개의 배트만 사용하고, 테니스도 탁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독 골프만 14개의 채를 사용해서 경기를 한다. 물론 14개 이하로 사용하는 것은 자유지만 거의 모든 프로들은 14개를 적절하게 사용한다. 그러니 골프가 어렵다는 것이다.

골프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한 번도 같은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근한 표현으로 ‘지구는 탄생 이래 단 한 번도 동일한 날씨를 반복하지 않았다’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연습장에서나 골프장에서의 골프 스윙은 단 한 번도 같은 상황이 없다. 다시 말하면 변화무쌍한 자연의 날씨도 한 몫 하지만 골퍼의 몸이나 심리상태 등을 더한다면 앞서 언급한 골프 스윙과 지구의 날씨는 지금도, 내일도 그리고 10년 후도 같은 것이 한 번도 없을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것이다. 그러니 골프장에서, 특히 내기(bet) 골프에서 처음으로 행해지는 스윙이 쉬울 리가 있겠는가! 실수가 동반되는 것은 당연하다. 연습장에서 무수한 반복으로 잘 맞던 공이 골프장에서 좀 안 맞더라도 연발되는 실수에 안달복달하거나 휘둘리지 말기를 바란다.

둘째, 골프를 접함에 있어서 자신의 능력을 믿고 진득했으면 한다. 사전적인 의미의 ‘진득함’은 ‘성질이나 행동이 검질지게 끈기가 있음’이다. 우리가 새로운 뭔가를 배울 때 전문가로부터 레슨을 받거나 유튜브(YouTube) 동영상, 골프 방송 그리고 다른 자료를 통해 독학(獨學)으로 배운다. 그러나보니 ‘골프’라는 운동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정립되기 전이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처음 골프를 접한다. 한마디로 ‘귀가 얇다’는 것이다. 귀가 너무 얇다 보니 오늘은 이렇게 내일은 저렇게 모레는 또 다르게 쳐보는 우(愚)를 범한다. 아마도 골퍼(golfer)라면 누구든지 경험했을 것이고 인정할 것이다. 특히, 주변 전문가로부터 레슨을 받다보면 더욱 이런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왜냐하면 주변 전문가보다 골프 방송이나 구독자 수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 유명 유튜버(YouTuber)가 올린 동영상이 더 신뢰성 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멀리 있는 전문가나 외적인 요인들에 대한 신뢰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질과 능력을 믿고 일주일, 이주일 아니면 한 달이라도 진득한 마음으로 연습해 보기를 바란다. 골프는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줄여가는 운동임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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