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우리 모두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자
칼럼-우리 모두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3.08 17:4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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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우리 모두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자


오늘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 날이다. 아직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꼭 투표하기 바란다. 부처님께서는 지도자의 네 가지 덕목으로 첫째, 대중의 어려움과 고통을 잘 파악하여 은혜를 베풀고, 둘째, 합당하고 사리에 맞는 부드럽고 고운 말을 사용하며, 셋째, 자신의 선행이 남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며, 넷째, 대중들을 잘 헤아려 모든 일을 같이하려고 노력하고 배려하라하셨다. 각 대선켐프에서는 그동안의 과정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크게 반성하라.

오늘 투표결과에서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자신을 낮추며,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고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고 반성하라. 서로가 자신의 잘못은 생각 않고, 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면서 남 탓 하지마라. 흙탕물도 가라앉히면 흙과 물이 분리되어 사물이 보인다.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지난날 자신의 행적이 훤히 보일 것이다. 승자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그리고 서로 보복하며 원한 갚을 생각도 하지마라.

필자는 정치인들은 자비가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무자비하고 폭력적일 줄은 몰랐다. 치열한 논쟁 속에서도 상대를 향한 말과 태도에 품위를 지켜야하건만, 지나친 인신공격과 모독이 판을 친 것을 볼 때는 꼭 골목대장 같다는 생각에 낮이 뜨거웠다.

보수와 진보의 편 가르기 싸움이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역사는 진보한데 현실정치는 점점 퇴보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수준 이하였다.

한마디로 최악의 선거였다. 그래도 회칼, 도끼, 쇠뭉치가 등장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이틀 전에는 쇠망치로 여당대표의 머리통을 내려치는 테러가 발생하였다.

잔치판을 만들지 못하고, 싸움판을 만든 정치인들 책임이다. 그래도 백두산을 뽑아다 한라산위에 올려놓겠다는 공약을 안 한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다. 말로써 얻어맞는 것은 뺨을 한 대 맞은 것보다 더 큰 모욕감과 수치감이든 것이다. 남에게 들은 독설 한 마디는 평생을 두고 가슴에 못이 박힌다. 그래서 독설 한마디를 건넨 것은 그에게 독약을 주입한 것과 같다. 그리고 공직자나 선출직인사의 사생활을 만천하에 드러낼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그보다는 상대의 범법행위나 위법행위를 검증해야한다. 사생활보다도 훨씬 더 엄격한 잣대로 부당한 사익을 취했거나 어떤 권한을 동원, 법망을 피한 일을 찾아내어 공격하고 그런 것을 공개해야한다. 이번 선거는 자기들 주장만 옹호하며 발악하듯이 언어의 폭력성만 난무한 선거였다. 사생활은 검증대상이 아니라 존중해 주어야할 개인의 인권문제가 아닌가? 사생활이 노출된 그 가족들은 소리 없는 통곡과 처절한 몸부림 속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악구(惡口)는 더럽고 나쁜 입이다. 말할 때는 있는 말만하고, 없는 말을 보태지 말자.

거짓말은 막말보다 폐해가 더 크다. 막말은 기분만 나쁘지만, 거짓말은 그의 삶을 왜곡시킨다. 이제 대선캠프들은 오늘의 투개표결과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승자와 패자 모두 화해 속에 국가발전에 협력하라. 자신의 잘못과, 상대의 잘못도 모두 용서해주도록 하라.

자신의 잘못을 감추지 말고, 자신이 잘한 것도 자랑하지마라. 거짓과 왜곡, 허위를 떠나서 진실하고, 순수하게 살아가자.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이다. 세상사 시작도 끝도 없다.

이번 선거는 국민정서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쳤다. 정치권은 부끄러운 마음으로 크게 반성하라. 국민들도 선거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자. 결과에 반항한자와 집단은 미래가 없다.

마음 편안하게 살려면 참을 줄 알고, 마음 비울 줄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재산, 명예, 권력을 다 움켜쥐어도 결국은 다 늙고 죽을 건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가는가?

 

 

 

 

 

범산스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JS92uFeSxvDzKJMRUi2L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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