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봄철 춘곤증과 봄나물
도민보감-봄철 춘곤증과 봄나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3.27 17: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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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봄철 춘곤증과 봄나물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소식이 들려온다. 노란 산수유 꽃처럼 사람들의 기분도 환하게 피어나는 이 때, 따스한 봄볕에 더불어 반갑지 않은 손님이 함께 찾아오곤 한다. 바로 춘곤증이다.
봄철 피로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춘곤증은 아직 그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나, 몸의 적응과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겨울동안 낮은 기온과 적은 일조량에 적응해 있던 우리 신체가 달라진 계절에 맞춰 일종의 기어를 바꾸는 것이다.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식후 피로감, 소화불량, 현기증, 집중력 저하, 두통, 무기력감 등이 있다. 춘곤증은 질병이 아니기에 위와 같은 증상은 보통 2~3주 정도면 소실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 생활습관이 불규칙한 사람 등에게서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춘곤증 예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알코올과 카페인 섭취를 피한다. △가벼운 운동을 매일 하며, 일과 중 틈틈이 스트레칭을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피로감이 심할 때는 15분 이하의 짧은 낮잠시간을 가진다. 긴 낮잠은 오히려 신체의 리듬을 깨므로 피한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특히 각종 비타민이 결핍되지 않도록 한다.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좋은 것은 산들에 생기 있게 피어나는 제철 봄나물일 것이다. 이 중 대표적인 나물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냉이는 봄나물 중에서도 비타민 B1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A도 풍부하여 항상 피로한 현대인의 눈 건강에 좋다. 동의보감에서도 냉이의 효능에 대하여 ‘간기(肝氣)를 잘 통하게 하고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 간(肝)에 돌아가게 하며 눈을 밝게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양념장으로 많이 먹는 달래는, 다양한 비타민 뿐 아니라 철분을 다량 함유하여 빈혈 예방의 효능이 있다. 알싸한 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식욕부진과 춘곤증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 달래에 대하여 ‘성질이 따뜻하여 속을 덥혀주며 비(脾)와 신(腎)의 작용을 돕는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봄철 지천에 피어있는 쑥은, 비타민 B1, B6, C,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하여 대사 촉진 및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항균, 항산화 효과가 있어 각종 염증과 세포 노화를 예방한다. 여러 종류의 쑥 중 약쑥은 한의학에서 애엽(艾葉)이라 하며 그 성질이 따뜻하다 보고 복통, 출혈, 구토, 각종 부인병 등에 주요한 약재로 이용한다.

특유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최근 영화 제목으로도 쓰였던 미나리 또한 훌륭한 봄철 식재료이다. 미나리는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알칼리성 식품이며, 간의 활동을 도와 피로회복에 뛰어난 효능을 보인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에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서도 역시 미나리에 대하여 ‘갈증을 풀고 머리를 맑게 해주며 주독을 제거하고 대소장을 잘 통하게 한다’라고 하였다.

한의학에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는데,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서양의학의 히포크라테스도 ‘식품은 약이 되고, 약은 식품이 되게 하라’라고 했다 하니, 쉽게 늘 섭취할 수 있는 식재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려는 지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했던 모양이다. 춘곤증을 이기는 방법 또한 앞서 소개한 나물들에서 찾아도 좋겠다.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봄나물을 적극 활용해 본다면 맛도 건강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봄철 식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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