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명의 계절, 청렴을 말하다
기고-청명의 계절, 청렴을 말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4.24 17:2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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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창녕소방서 소방행정담당 소방경
김무연/창녕소방서 소방행정담당 소방경-청명의 계절, 청렴을 말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2022년 종합청렴도 평가 대상기관과 주요 평가방향을 담은 ‘2022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평가결과에 목을 매는 지금의 현실이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이 제도가 최선의 방법일까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공직자에게 청렴의 의미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적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개인의 이해나 관심에 따라 직무수행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고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어 공직자에게 기대되는 바람직한 행동의 방향과 원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청렴(淸廉)이란 공직자의 기본자세로서 ‘목민심서’에 거론되었으며,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상태’이다. 이에 청렴의 의미를 되새기며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하고 공직자로서 청탁금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 준수해야 할 법규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청렴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나무는 언제나 사시사철 푸르고 주변경관과 자연스레 동화돼 있어 무심히 지나칠 정도로 그 자리에 익숙하고 변함없이 강직하게 서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예로부터 강직, 청렴의 상징이 돼왔고 학문을 익혔다 하는 사람이라면 소나무의 성품을 닮고자 했으리라.

흔히들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 한다”라고 하면서 사회와 대충 타협하며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너무 관대함이 부패의 나무를 키운 게 아닐까 생각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려 청정한 다수가 물이 들어 썩은 냄새가 나지 않게 항상 청렴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여 투명하고 맑은 물이 어울리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 되뇌며 생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청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지금, 우리 현실을 보면 너무나도 부끄럽다. 예전 선비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렵더라도 한결같이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갈고 닦기를 반복하며 조그마한 일탈에도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러워 했는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청렴하지 않아 부패로 이어지고 사회적문제로 이어지는 이 악순환의 고리 시작점은 개인의 절제 문제인 것 같다. 대부분의 사회 질서는 법과 규칙, 도덕과 양심으로 지켜진다.

법과 규칙이야 위반 시 적절한 제제수단이 명시돼 이를 위반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만, 도덕과 양심은 일일이 판단하고 제재하기엔 너무 광범위하고, 그렇다고 정확하게 이것은 도덕이고 양심이므로 지키지 않으면 어떠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도 이상하다. 어릴 때부터 교육받아 왔듯이 도덕과 양심은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도덕과 양심은 항상 절제와 일탈 사이에서 고민하고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이 끼어드는 순간 절제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운 게 사람이기 때문이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청렴해지고 겸손해하는 사람보다 뽐내고 권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또한 주변에 자기보다 약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돌이켜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우리 공무원들이 청렴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시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당연한 일을 행동강령으로 만들고 서약을 해서 청렴을 다짐하는 이유는 청렴을 행하기가 생각보다는 훨씬 더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올바른 이성과 양심을 닦기에 애쓰는 것보다 재물을 얻고자 하는 일에 더 몰두하기 때문일 것이다.

초목이 자라나고 춘풍이 불어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청명의 계절, 청렴을 마음에 새겨 다함께 화기애애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끊으래야 쉽게 끊기지 않는 강철 같은 부정부패, 이제는 끊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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