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57년만에 찾은 보물 청첩장
도민칼럼-57년만에 찾은 보물 청첩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4.28 18:0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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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57년만에 찾은 보물 청첩장

해 묻은 메모 쪽지가 가득 채워진 서제는 구석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고물 책들이 고물이고 인생의 짐인 줄 알면서 못 버리는 것이 욕심 같으니 사실 40여 년간 손때를 먹고 취기로 살아온 애착이 남아 못 버리는 짐 속에서 57년 전에 발행한 결혼 청첩장을 찾았으니 더 중요한 다른 보물이 없다고 믿어진다.

그런데 57년 전 사랑에 빠진 고운 신부가 요즘 중늙은이가 되어 고물 책을 짐 된다고 제발 휴지통에 다 버리고 깨끗이 살자고 잔소리가 청소할 때마다 긴 전화벨처럼 울린다. 57년 전 사랑을 품어 준 미남 신랑이 농고 교사란 사실을 잊었느냐? 말을 하고 싶었지만 불편한 심기에 말꼬리를 잡아 더 거칠어 질 때를 상상하여 따뜻한 찻물에 푹 적셔진 아름다운 맛 향으로 바꾼다는 것, 참는다는 것, 자체가 세월인 듯하다.

세월은 100열쇠로 속력 승용차보다 16배, KTX는 5배 빠른 속도를 내므로 후회 없이 보람을 느끼며 알찬 삶을 사는 것이 누구나 같은 소망이다. 교직생활 동안 그때그때 기록한 사연이 담긴 뭉치를 좀 불편한 짐 뭉치이라고 버려야 할까? 버릴 마음이 생겨 몇 차례 결심하였으나 원점 세월이 오늘 이 순간이고 학문은 악법이 아니므로 그 속에 또 다른 보물이 없다고 단정한 자체가 의문시 되었다. 그런데 요즘 한 나이 더 먹을수록 작년 다르고 금년 다르다.

그때마다 중국 진나라 진시황제를 생각한다, 29세에 중국을 통일하고 스스로 태황제가 되었다. 북방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았다. 30중반에 아방궁과 운하를 만들어 호탄한 생활을 하며 3년마다 영토 순례로 조공을 강요하다 불성실한 군주나 백성을 무자비하게 수천 명씩 생매장하였다. 40에 불로초를 생각하여 전국에 명사를 모집한바 서복(徐卜)의 불로초란 호감에 속아 불효초 선단을 조직하고 2500명의 선남여와 장비를 배에 실고 중국 상동반도 두모랑을 출발한 서복은 스스로 허위를 깨닫고 서해의 임진강하구를 거처 남해 금산, 제주도를 경유하여 일본에 정착한 역사는 서기전 2~300년 전 이야기지만 종교적, 과학적으로 불로초란 용어는 아직 의문을 풀어 내지 못하였다.

그 만큼 인간은 삶 애착을 느끼는 만큼 57년간 때 묻은 종이쪽지 짐에 집착하는 이유가 살아온 정, 고무줄 같은 지난날에 추억 있는 집착이며 57년 전 부부가 된 공인증서인 청첩장을 찾았으니 57년이란 세월을 기록한 삶의 고문서 때문이라 하겠다. 오늘의 인쇄술에 어언 까지 다른 1면은 결혼 청청장이란 대문자. 아래쪽은 1965년01월25일 오후 12시 장소 관광호텔예식장 (동래온천장) 2면은 김00씨의 영제 신랑 김기원군, 김00씨의 장여 신부 김영애양을 나란히 세긴 57년 된 청첩장을 손으로 잡아볼 때 비가 오나 비람이 부나 남강물이 넘치게 흘러온 57년 세월, 살아온 희로애락이 마치 저녁 폭풍의 햇무리를 보는 듯 삶과 수난의 기록장으로 보인다. “위 양인의 결혼식을 다음과 같이 거행하게 되오니 부디 왕립 하시여 복된 자리를 더욱 힘나게 하여 주심을 삼가 바라나이다” 청첩장 문장을 보면 지난날에 공경 언어가 오늘의 언어보다 아름답게 보인다.

친척 집 거울 속에 비쳐진 인연으로 15일 만에 결혼식을 거행한 사연 많은 22세의 은행원 아가씨 신부, 불가능을 모르고 살아온 28세의 농교 교사는 처음 거울에 비친 회상의 모습을 보고 “내 것이다” 혼을 나려던 그 날이다. 날씨도 맑고 좋았다, 화객도 많았다. 고등학교 친구가 사회를 보았고 주례가 혼인 선언하는 그 순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 때 시 문학을 지도한 국어선생이 축사를 하였는데 “졸업장은 두터운 종이로 백지종이로 사용 못되지만 한 쌍의 부부가 가지는 스카프는 새로운 창조를 위해 힘차게 바람에 날아야 한다”는 명언이 기록된다. 3남1여 어머니, 아버지. 4명 손자 가족이 구성원이다.

니체는 “결혼(結婚)은 성(性)의 장난이 아니다” 헤겔은 “결혼은 인륜적 관계이다” 주자는 “부부란 의례(儀禮)의 표시이고 주례의 결혼 선언만이 공인한다. 촌수 없는 만남나이에 관계없는 만남, 서로 사랑의 약속이 곧 선언이다” 녹동차실을 찾은 차꾼은 청첩장 추억을 보며 “차 한 잔에 맺힌 색향미의 멋”이라 하였다, 부부가 건강함에 감사하고 환상적 행복만 추구하는 길 이외 부정하는 우연성을 극복하며 인내성의 지속이 오늘의 행복한 차 자리가 점이다. 57년 살아온 정. 살아갈 미래의 건강을 바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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