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쉬워야 한다
아침을 열며-골프 쉬워야 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5.02 18: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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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 쉬워야 한다.

벌써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다. 만개했던 벚꽃은 지고 이미 파릇한 나뭇잎이 하루가 다르게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다. 새 정부의 시작과 함께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많이 완화되어 실외 마스크 착용도 완전히 해제되었다. 이러한 시대와 계절적 덕분인지 대학의 교정에도 학생들의 활기와 웃음으로 넘쳐난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하고 즐거움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도 그 동안 짓눌렸던 미안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관계없이 개인의 위생과 방역에는 책임이 있는 행동과 의무가 동반되어야 진정한 ‘위드 코로나’ 시대의 도리(道理)일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넘쳐나는 골프연습장과 골프장의 골퍼(golfer)로 인하여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음은 수차례 알려진 바 있다. 수치적으로도 ‘2021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사상 최고인 31.8%(자료 한국레저산업연구소)라고 제시하였다. 게다가 최근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골프장의 대표적인 식음료인 ‘해물 떡볶이 47,000원, 해물 파전 39,000원, 두부김치 37,000원 게다가 시중가 1,500원 정도인 막걸리 한 병 13,000원’이라고 보도하여 왠지 캥하는 느낌이었다. 골프장 사용료(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의 과도한 인상에 이어 식음료마저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오르고 있으니 골퍼들은 울며 겨자 먹기다. 게다가 골프장 2부(11:00~13:30) 예약은 자리가 없어서 예약(부킹: booking) 전쟁이다. 정부의 책임 있는 규제 등에 앞서 골프장 스스로 골퍼 누구나가 인정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정되기를 희망한다.

최근 골프장의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구력(球歷) 30년인 골퍼도 골프가 어렵다고 하고, 20년도 10년도 마찬가지로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면 골프는 언제쯤 쉬워질까라는 스스로 물어본다. 필자의 답은 ‘지금부터 골프는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14년 정도의 구력을 갖고 있다. 인근 정규 골프장을 가면 주중1부 기준으로 약 20만 원, 비정규 골프장은 약 15만 원이 든다. 4~5시간 즐기는 비용으로 꽤나 많은 비용이다. 대개 테니스클럽 연회비가 40만 원 안팎이면 무척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라운드 후 골프장을 나서는 순간 그렇게 기분 좋지는 않다. 20만 원을 지출했음에도 비용 대비 만족감은 매번 실망스럽다. 그렇다고 운동이라도 되었을까도 생각해 보지만 그것 또한 만족스럽지 않다. 경기보조원인 캐디(caddie)는 항상 우리가 늦을까 봐 재촉하기 때문에 걸어 다니지도 못하고 카트(cart)에 의지할 수밖에 없으니 18홀 전체를 돌아도 하루에 필요 권장 걸음 수에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시간과 경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이 골프 라운드다.

지금부터 골프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쉽게 접근해보자. 첫째, 잘 치려는 마음부터 내려놓자. 모든 욕심의 근원은 남을 이기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남에게 져주자는 자세로 라운드를 해보자. 훨씬 편한 마음으로 골프공이 잘 보이고 홀컵도 무척 넓고 크게 보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면 공이 잘 맞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 옛날 원효 스님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가 저절로 떠오르는 장면이다. 둘째, 골프를 쉽게 치자. 지금부터 골프공을 칠 때 자세나 동작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도구인 채를 들어서 내려친다는 생각으로 쉽게 치자. 좀 잘 맞으면 멀리 갈 것이고, 좀 덜 맞으면 짧게 앞으로만 가면 된다. 짧게 가면 남들보다 한번 더 치면 된다. 셋째, 실수는 당연하다. 골프 스윙은 우리네 인생과 같이 단 한 차례도 같거나 반복되지 않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이기에 실수를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겸허하게 받아들이자.

지금까지 어렵게만 배우고 느껴졌던 골프다. 골프채 14개를 모두 잘 다루려고 무진(無盡) 애썼다. 단순히 망치를 들어서 못을 박는다는 생각이면 좋겠다. 도구인 망치로 못만 잘 박으면 되지 잡다한 동작과 자세로 고생하는 골퍼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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