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사무실 옮기고 출마 사퇴
도민칼럼-사무실 옮기고 출마 사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5.08 17:5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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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석/시인
윤창석/시인-사무실 옮기고 출마 사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연고지를 찾아 낙향한 정치인이 있다. 텃밭을 찾아 씨를 뿌리겠다고 찾아 왔지만 항구도시 마산에서는 받아 주지를 안했다. 또다시 찾은 연고지가 아버지의 고향이었다. 아버지의 고향은 그 명성 때문에 괄시를 못하고 받아주긴 해도 발판이 약하고 기존 국회의원의 텃밭에다 씨앗을 뿌린다는 것은 무척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부모의 힘과 혈족, 그리고 종교단체와 현의원의 반대 세력과 K씨의 동문, 그 외 지지자들이 규합하여 막강한 조직에 들어갔다. 그만한 조직을 단시간에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상당한 지지도와 호응이 불붙어 오르는 징조였다. 특히 종교단체와 혈족이 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응집하고 있다는 것은 무서운 힘이 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속에서 선거는 임박해 오고 인기는 날로 상승하였다. 치열한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많은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선거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었다.

이때 K씨와 선거대책을 맡은 사람이 필자를 만났으면 하고 연락이 왔다. 선거 때 잘못 만나면 이편이다 저편이다 하고 판 갈라놓은 정치판에 얹히어 입지가 곤란할 때가 있다. 그래서 약속을 하지 않았다. 나를 만나 자고 한 것을 이 지역의 솔직한 민심을 듣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K씨와 가까워 졌고 K씨의 사주도 보게 되었다. 사주는 좋은 편이었다 다만 옮기려 한 사무실 방향이 아주 나쁜 방향이다. 그래서 그곳으로 사무실을 옮기면 관재, 구설, 행액(刑厄)이 발생할 것이니 옮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도 교인은 그런 것 믿지 않는다며 K씨와 교인들은 내 말을 믿지 않고 계획대로 사무실을 옮겼다는 그 소식을 듣고 옮긴 사무실에 가서 K씨에게 이 사무실에 있으면 형액(刑厄)을 초래할 것이니 K씨는 옛 사무실로 자리를 다시 옮기라고 하였다. 극구 반대하는 것을 겨우 설득을 하여 K씨만 옛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등록을 며칠 앞두고 사전 선거운동에 대한 사건으로 등록을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되자 지금까지 선거준비를 하였던 가까운 지지자들이 K씨를 둘러싸고는 등록만 하면 선거는 우리가 치루겠다며 윽박질러 겨우 등록을 했다. 등록 3일 만에 비서와 측근이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K씨도 구속을 당할 위험에 처해지자 후보 사퇴로 겨우 수습이 되었다. 사무실을 잘못 옮겨서 내 말대로 형액을 당한 것을 보고는 동양철학의 오묘한 진리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하게 되었다.

첫 서리가 내린 날이다. 가을이 겨울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 서둘러 퇴근을 하여 모 일간지 신문사에 보낼 원고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오십대로 보이는 여인이 딸과 서재로 들어온다.
“선생님! 빠쁘시겠지만 잠깐 시간을 내시어 우리 애들 사주나 한번 봐 주십시오”
“관상이 좋은데 사주는 봐서 뭐 합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런 것 믿지 않는 데”
“선생님 용케도 잘 맞추신다고 해서 앞으로 어떨까 하고 찾아 왔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분수대로 살면 잘 살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말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철학에 관한 책을 꺼냈다. 그 여인은 딸 셋을 낳고 마지막에 아들을 하나 잘 기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그 불행으로 딸들은 겨우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큰 딸은 회사 경리사원으로 다니고 둘째 딸은 자그마한 옷가게를 하고 있었다. 겨우 21살인 둘째 사주에 재혼 살이 있고, 초년에 결혼하면 반드시 실패할 운이였다.

“책에 나온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처녀는 늦게 결혼해야 합니다. 사업은 잘 선택하였습니다. 용신이 목(木)이기 때문에 포목(옷) 문방구 농장같은 것이 좋습니다. 현재 사귀는 남자가 있는지요?
”예 있습니다. 동생이 먼저 시집을 가야하는데 그래도 되는지요?“
”동생이 먼저 가면 안 되는 법 있습니까, 이 처녀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늦게 결혼하는 것이 좋습니니다.“ ”총각이 결혼하자고 저렇게 서두르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보려고 왔습니다“ “처녀 총각이 결혼하려고 하면 어쩔 수 없지요 총각 사주나 한 번 봅시다. 궁합이 맞는지” 총각 사주를 보니 총각과 처녀는 자미(子未) 원진살이고 생일 달은 상 줄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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