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취약한 평화
도민칼럼-취약한 평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07 12: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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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취약한 평화


과학에서 힘의 균형(equilibrium of forces)은 하나의 물체에 여러 힘이 작용하고 있을 때 그 물체가 정지한 채로 있는 경우를 말한다. 그 때 그들 힘을 벡터로 나타내면 벡터의 합은 0이 되어, 힘이 작용하고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된다. 이 논리가 인간사 정치세계로 오면 힘이 있어야 평화가 지켜지기에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한다, 로 완성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전 세계가 뭐라고 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5월 9일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사에서는 유독 ‘자유’라는 말이 넘쳤다. 코로나 펜데믹을 겪고 보니 자유라는 말처럼 좋은 말이 없다. 어디든 떠나고 싶은, 누구든 만나고 싶은, 자유를 2년 4개월 동안 하지 못했다. 하면서도 눈치를 보아야 했다. 시골 사는 우리들은 놀러오라는 말을 쉽게 하지 못했다.

습관은 또 얼마나 무서운지 실외마스크가 착용 의무가 지난 5월2일부터 완화되었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하고 있다. 하기야, 도시처럼 인구밀도가 빡빡한 곳에서 2미터 거리두기가 쉽지 않으니 그 불안한 마음도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자기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자신이 마셔야하는 구조에 걱정이 앞선다. 다시금 시골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는 이제 독감처럼 우리 곁에 일반적인 바이러스로 자리를 잡는 듯하고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기로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번영이 필수라는 말도 다 알겠는데, 세상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재화는 무궁무진할 수 없으니 개발하고 발명해서 풍요롭게 만들어 놓아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대통령의 취임사는 앞으로 국정 5년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누가 뽑았든 우리가 정한 룰에 의하여 당선되었기에 존중되는 것도 마땅하다. 대통령제인 나라이므로 외교 정치 경제가 대통령의 철학에 의하여 펼쳐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말 잘하셨으면 좋겠다. 취임사는 비교적 길지 않았다. 다만 멈칫 귀를 의심했다. 설마 번영의 해법을 이리 말씀하신 건가?

그리고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 됩니다.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될 때 국민 행복시대는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국민도 기초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위는 제20대 대통령인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이고 아래는 제18대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전쟁은 일시적으로도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피해야 한다. 당장 우크라이나를 보라!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이념, 민족보다 우선해야 하는 건 사람이다. 평화는 강한 것이 아니고 균형으로 지탱된다. 어느 한쪽의 욕구가 강하면 상대의 것을 뺏어서라도 취하고 싶다. 나의 ‘자유’를 위해서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가? 지금 한창 지방선거가 진행 중이다. 지방분권 시대, 힘이 균등하게 배분되어 주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전쟁을 피하지 말고 일어서자’고 하면 우리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도지사, 시장, 군수가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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