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소소한 버킷리스트 만들기
아침을 열며-소소한 버킷리스트 만들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5.11 17: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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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소소한 버킷리스트 만들기

휴일 전 오후, 퇴근 무렵에는 동료 간에 “휴일 잘 보내고 오세요” 하고 서로 인사를 한다. 휴일 전에는 그 휴일의 의미에 맞추어 계획을 만들고 시간을 채우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한창인 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하여 가깝거나 조금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봄맞이 대청소와 세탁을 하고, 세탁물은 따스한 햇살에 온전히 맡기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드라마를 몰아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나처럼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도 한다.

‘버킷리스트’(The Bucket List)는 로브 라이너 감독의 2008년 개봉작으로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어 커피 한잔 마시면서 물 흐르듯이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이다. 주인공 카터 챔버스(모건 프리먼 역)는 상식이 풍부한 자동차 정비를 하는 노인으로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 그는 병상에 누워 대학생 시절 철학 수업에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을 적은 버킷리스트를 만들라고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은 너무 나이가 들었음을 알게 된다.

또 다른 주인공 애드워드 콜(잭 니콜슨 역)은 제멋대로의 성격을 지닌 재벌 사업가로 카터가 입원한 병원의 오너로서 사업의 번창을 위해 오로지 일만 하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였다. 에드워드도 시한부로 진단을 받고 우연히 카터와 같은 병실에 입원하게 된다. 에드워드는 독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같은 방을 사용하는 카터를 불편하게 여겼고, 두 사람의 가치관과 가정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그러나 병실에서 같이 지내면서 서로 친해지게 된다.

어느 날 카터가 적어 둔 버킷리스트를 본 에드워드는 카터에게 작성 해 둔 리스트를 해보자고 제안한다. 병실을 떠나게 되면 아내가 걱정 할까봐 카터는 거절하지만, 에드워드의 설득으로 카터는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버킷리스트 여행을 떠난다. 카터의 버킷리스트는 장엄한 광경보기. 모르는 사람 도와주기. 눈물 날 때까지 웃어보기. 카레이싱하기. 정신병자 되지 말기 였고, 여기에 에드워드는 스카이 다이빙하기, 가장 아름다운 미녀와 키스하기, 문신하기, 여행하기, 오토바이로 만리장성 질주하기,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를 추가하고, 함께 여행을 하면서 목록을 지워나가기도 하고, 더해가면서 인생의 기쁨, 삶의 의미, 우정을 나누었다. 이 영화에서는 죽음도 두 배우가 무겁지 않게 대화로 유쾌하게 풀어나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영화에서 ‘Never too late’라는 대사가 나온다. 카터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 1년의 생이 남았다는 말을 듣고 종이를 구겨 버리지만, 버킷리스트 여행을 가기로 하면서 늦다고 생각했을 때라도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인생의 진리를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버킷리스트 여행을 떠난 두 주인공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이렇게 대화를 나눈다. “천국에 들어가려면 두 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데, 하나는 당신의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또 다른 하나는 당신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라는 것이라네” 이 대사는 우리 모두 지금 있는 곳에서 신나게 즐기고, 만나는 모든 이에게 웃음을 주고 함께 즐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 얼굴을 보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기이다. 이 순간 크고 대단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소중하고 확실한 여러분의 행복을 채우는 5월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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