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어지러우면 다 빈혈인 걸까
도민보감-어지러우면 다 빈혈인 걸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5.18 17:3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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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어지러우면 다 빈혈인 걸까

어지럼증의 다양한 원인
살면서 한 번도 어지러움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어지럽다'라고 표현되는 증상 들은 매우 다양한데, 자신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뿐만 아니라 눈앞에 깜깜해지는 느낌, 토하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 등이 있다. 느끼는 증상이 다양한 만큼 그 원인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어지럼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증상의 강도가 심해져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는 의료기관에서의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원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은 바로 빈혈이다. 빈혈은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치료도 비교적 쉬운 편이라 1차적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 빈혈은 혈허(血虛)의 범주에서 볼 수 있는데, 혈허란 혈이 가지고 있는 영양 작용이 부족한 것으로, 당귀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귀는 혈액의 생성과 혈액순환을 돕는 작용이 뛰어나 예로부터 각종 부인과 질환이 빈용 하는 약재로, 어지럼증뿐만 아니라 생리불순, 불임, 수족냉증 등에 효과적이며, 물 2L에 당귀 30g 정도를 넣어 20~30분 달여서 마신다.

두 번째로,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 의심해 볼 수 있는 원인으로는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등과 같은 말초성 어지럼증이다. 이석증이란 전정기관에서 몸의 평형 기능을 담당하는 이석이 이탈하면서 극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것인데,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구토 등을 느끼며 자세를 바꿀 때 심하게 어지러운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치료해도 자꾸 재발하여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단순한 귀의 문제가 아닌 기혈순환 장애와 면역력 감소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전신적인 균형 회복에 목표를 두고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평소에 술, 카페인을 피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만성적인 말초성 어지럼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로,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또는 오랜 시간 서 있다가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쓰러질 듯이 어지럽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자세를 바꿀 때 순간적으로 혈압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 및 구토, 전신 무력감이 나타나거나 심하면 실신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비위 기능이 약한 경우와 양기가 부족한 경우이다. 비위 기능이 약한 경우엔 생강차를, 양기가 부족한 경우엔 황기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며, 평소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통해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어지럼증의 원인에는 부정맥, 심부전 등과 같은 심장 문제와 공황장애, 우울증 같은 신경 정신과 질환으로 인한 심인성 어지러움 등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한 감별이 필요하다. 특히 뇌혈관 질환으로 발생하는 어지러움은 뇌졸중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어지럼증과 함께 손발의 감각 이상,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편측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에서 검사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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