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초기 집중치료가 중요한 안면마비
도민보감-초기 집중치료가 중요한 안면마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6.02 16: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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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초기 집중치료가 중요한 안면마비

누구나 한번쯤, “찬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어른들이 농담 반 걱정 반으로 던지는 소리겠지만, 일견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처럼 계절이 바뀌면서, 특히 밤과 낮의 기온차이가 커지게 되면 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게 된다. 이로 인하여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다. 안면마비 역시, 안면신경부위에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것도 주요 원인인자로 꼽히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안면마비라고 부르는 이 질환의 정식명칭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서, 벨마비(Bell’s palsy)라고도 불린다. 뇌의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중추성 안면마비와는 달리, 뇌를 빠져나와 얼굴부위로 향하는 제7뇌신경인 안면신경에 발생한다. 전자의 경우, 뇌졸중과 같이 어지럽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저하되는 등 다양한 증상을 수반하며,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속하는데, 안면신경은 얼굴의 표정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근육을 움직이고, 눈물샘 및 침샘의 분비, 맛의 감각을 느끼는 복합적인 신경이다. 따라서 안면마비가 발생한 경우, 얼굴의 표정을 짓기가 어려워지고, 눈이 잘 안 감기거나, 입에서 음식물이 샐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눈이 건조해지고 맛을 느끼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안면마비는, 다른 사람의 눈에 가장 잘 띄는 얼굴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니, 안면마비를 겪는 환자들의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다행히도 말초성 안면마비의 경우 8-90%에서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등, 대개 예후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대상포진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강렬한 통증과 수포와 함께 안면마비가 보다 심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후유증을 남기는 등 예후가 다소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안면마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치료가 효과적일까? 보통은 발병 72시간이내에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적어도 7~10일 이내에 스테로이드요법을 함께 권장한다. 더불어, 한의학적 치료방법을 가급적 조기부터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발병초기 5일 이내에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한 집단과 14일 전후에 같은 치료를 시작한 집단 간에서, 후유증 발생에 대해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이 나타났다. 따라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빨리 한방 의료기관을 찾아 근육과 근막의 경혈을 자극하는 침, 뜸, 봉침, 약침, 안면부의 피내침 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현대의 바이러스 개념에 속하는 풍한(風寒)을 기본으로 하여 기허(氣虛), 혈허(血虛), 어혈(瘀血), 사려과다(思慮過多) 등 다양한 병인에 의해 발병된다고 보고 있다. 기허와 혈허가 면역력저하와 피로감, 어혈은 혈액순환의 저하, 사려과다를 스트레스과다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언어가 다를 뿐 기본적으로 양방에서 보는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병인을 분석해 변증한 이후, 체질에 맞는 한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안면마비 환자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또한 안면마비가 발생하게 되면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이 건조해지기 쉽고, 이물질이 쉽게 들어가 각막염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수면 시에도 안대착용이 필요하다.

어느덧 봄이 지나고 여름의 문턱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일교차가 여전히 심하고, 건물 안팎의 온도차이가 커, 면역력 저하의 위험성에 늘 노출되어 있다. 이를 위해 항상 얇은 겉옷을 챙기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생활 관리를 통해 건강한 여름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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