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초보자 골프 입문
아침을 열며-초보자 골프 입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6.09 16: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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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초보자 골프 입문

최근 골프계에도 신조어(新造語)가 등장했다. 바로 ‘골린이’라는 말이다. 골프 초보자를 빗대어서 ‘골프와 어린이’를 합친 신조어다. 이와 같이 ‘~린이’는 특정 분야에 처음 접하거나 실력이 부족한 사람을 ‘어린이’에 빗대어 지칭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테린이(테니스 입문자), 주린이(주식 입문자), 요린이(요리 입문자) 등이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테린이, 주린이, 요린이, 골린이 등 특정 분야의 초보자(입문자)를 ‘~린이’라고 부르는 표현에 대해 아동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위와 같은 표현은 아동이 권리의 주체이자 보호·존중을 받아야 하는 독립적 인격체가 아니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다는 것이다(공공뉴스, 김소영 기자 자료 인용).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골프에서 ‘골린이’라는 표현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쨌든 코로나19 이후 골프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주변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2021년도만 하더라도 국내 골프 인구가 515만 명이 넘었다(한국레저산업연구소 자료 인용)고 하니 인구 10명당 1명은 골프를 즐기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MZ세대(1981~2010년생, 밀레니엄(millennial) 세대와 Z세대) 젊은 골퍼와 여성 골퍼가 그 중심에 있다고 한다. 지난해 모 카드회사의 골프 관련 유통에서도 골프 소비액 증가율은 여성이 42.%로 남성 29.7%보다 높은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쯤에서 이들 골프 초보자들의 입문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골프 장비 구입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장면 중의 하나가 흔히 말하는 ‘장비발’에 꽂혀있는 초보자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번 쳐보지도 않고 주변의 말만 듣고 선뜻 고가(高價)의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 투자인지 무모함인지 한번만 더 생각했으면 한다. 일단 구입한 장비는 그때부터 중고가 되어 되팔 지도 못한다. 혹시 되팔 더라도 절반도 받기 어려움을 알고 장비 구입 시 특히, 풀세트를 구입할 때는 시간을 두고 주위에 있는 골프채들을 한번 씩이라도 사용해 본 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연습장 선택에도 신중함이 필요하다. 흔히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적응이 어려워서 친구와 같이 가는 것도 좋겠지만 골프는 결국 혼자 해야 하는 운동이다.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같이 파트너가 필요한 운동과는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연습장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실내·외를 떠나서 본인이 자주 갈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 맞게 골라야 한다. 퇴근 후 집 근처나 점심시간 때 사무실 등이면 족하다. 게다가 주말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셋째, 골프장 선택에도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대중제 골프장이든 회원제 골프장이든 모든 비용이 급격하게 오른 상태이다. 진주 인근의 경우 주말은 제외하더라도 주중 기준으로만 하더라도 정규 18홀 1회의 라운드는 기본 18만원(그린피 12~13만원, 카트비 2만원, 캐디피 3만 원 등) 안팎이다. 더 저렴한 9홀 골프장도 13만원(그린피 8~10만원, 카트비 1.5만원, 캐디피 3만원) 정도다. 이런 사정이니 부끄러워할 필요 없이 흔히 ‘Par3’라고 불리는 골프장(하동, 진산, WG고성 등)도 가성비(價性比) 측면과 연습의 의미에서는 상당히 추천할 만한 장소임을 알고 틈나는 대로 적극 이용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골프’라는 운동은 채(club)로 원(圓)을 그리는 예술이 아니다. 채를 견고히 잡고 공을 쳐서 목표한 방향으로 보내는 운동이다. 그런데 초보자일수록 골프 타수보다 원을 그리는데 몰두하는 듯하다. 공도 맞지 않는 원 그리기 자세에만 신경 쓰면 땅바닥에 있는 공을 어쩌란 말인가!

오늘도 시간이 가고 손바닥에 물집이 더 잡히면 언젠가는 제대로 맞겠지 하면서 자위(自慰)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수(타수)가 좋은 사람은 자세도 멋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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