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에 고난 없는 길이 있다
칼럼-인생에 고난 없는 길이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6.21 17:1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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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인생에 고난 없는 길이 있다

우리는 매순간마다 자신의 삶을 조용하게 들여다보며 살아가야한다. 손바닥을 보고자 눈에 손을 바짝 붙이면 오히려 손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눈에서 손바닥이 조금 떨어져야 보인다.

마음도 거리를 두어야한다. 욕심으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에 이끌리면 죄를 짓게 된다.

욕심을 떠나야 마음이 청정해진다. 언제나 가장 낮은 자세로 남들과 어울려 살면 삶은 결코 힘들지 않다. 천년 묵은 고목은 모진 비바람과 눈보라의 온갖 풍상을 다 이겨내 왔다.

수 천 만개의 가지와 잎사귀 열매들은 제각기 자신을 뽐내며 생을 구가하고 있지만 그 뿌리는 하나다. 천·지·인의 도리도 진리의 눈으로 관(觀)해보면 그 뿌리는 하나이며 한 몸이다.

만물이 나와 한 몸이라는 큰 도리를 깨닫고 나면, 비로소 대자비의 진심과 공명정대한 밝은 생각과 바른 언행으로 이어진다. 현재에 온전히 주의를 집중하여 지난날의 헛된 생각들이 모두 덧없음을 통찰해보고, 모든 애착에서 벗어나자. 이 육신은 아홉 개의 구멍에서 항상 오물이 흘러, 팔만사천의 악성 종기이며 한조각의 얇은 가죽으로서, 참 허망한 것이다.

언젠가는 내 몸, 내 팔다리마저, 내 맘대로 되지 않은 날이 올수 있다. 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부귀, 권력, 명예 같은 것에 너무 매달리지 말자.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 때문에 근심걱정이 생긴다.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들을 버리면. 근심, 걱정, 두려움이 모두 사라진다. 자신의 그릇을 키워서 모나지 않고, 둥글게 살아가자. 자신의 현실을 바로보고, 이걸 내가 취해도 탈이 없겠는가? 미리 알아야한다. 그래서 나눔을 권유한 것이다.

작은 일에도 벌컥벌컥 화내고 신경질부리며, 남을 피곤하게 하면 추한 인생을 살게 된다.

시기질투하며, 남을 비방한 사람은 내생(來生)에 하인이나, 노예로 태어난다. 교만하고 잘난 체하며 남을 비하하고 업신여기지 말자. 어리석고 인색한 사람일수록 칭찬에 목말라한다.

칭찬은 아무리 들어도 부족하지만, 비난의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열 마디 칭찬을 듣다가도 한마디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꼭지가 돌아버린다. 어리석은 사람은 남들이 자신의 허물을 덮어주면 고마워하고, 칭찬해주면 더 많이 칭찬해주기를 바란다. 허물을 지적받는 순간, 성장함을 몰라서 그렇다. 두 손 탁 털고 현실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나누며 살아가자.

여름철에 기온이 상승하면 엷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두꺼운 옷을 벗어버리고 한탄하는 사람은 없다. 지금 이 육신의 옷도 낡으면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것이다.

지금의 이 육신의 옷을 벗는 것이 뭐 그렇게 어렵고 아깝겠는가. 훌훌 벗고, 다음 생에 더 세련되고 더 샘플 하게 새 옷 입고 나오면 춤출 일이 아닌가. 여름철 더운 날, 두꺼운 옷 벗어던지고 엷은 옷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에서 싱글벙글 춤추듯이, 내생에는 더욱 화려하고 멋진 육신의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도록 준비를 하자. 그 준비가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다.

잠시 머물다 떠나갈 길손들인데 탐욕 부려서뭐하겠는가? ‘인생에 고난 없는 길이 있다’

부처님은 고난 없는 길을 “보시를 실천하고, 계율을 준수하면 된다”하셨다. 애욕에는 고통과 허무가 있고, 애욕을 벗어나면 큰 공덕이 드러난다 시며, 보시는 ‘나의 모든 집착을 내려놓는 것’ 계율은 ‘나의 언행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하셨다. 나눔을 실천하고 법을 지키며 남의 공을 독점하거나 가로채지 말자. 적게라도 나누면서 살아가야 음해를 당하지 않는다.

불명예와 욕됨을 남들 탓으로 돌려대지 말자. 그 허물은 나에게 있다는 걸 알아야만 개선할 수 있어서 덕이 쌓인다. 남의 공로와 이익을 가로채는 것이 재앙의 근본이 된다.

무병장수를 바라기 전에 삶이 죽음의 근원이란 것을 아는 것이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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