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치유와 힐링
아침을 열며-치유와 힐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6.22 17:1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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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치유와 힐링

푸르고 울창한 수풀과 바람의 시원함을 느끼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요즘 부쩍 진주를 지나가는 고속도로와 국도에 캠핑카와 자가용이 휴일기간에는 많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안에 타고 계신 분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가는 걸까? 여행의 행복감을 안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즐거운 나래를 펼치게 되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여행은 아니어도 가까운 곳을 드라이브라도 해보려고 찾아보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다녀왔다. 경상남도 진주시 월아산에 복합 산림복지시설을 총칭하는 브랜드 네임으로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숲의 가치를 담고 있는 진주(眞珠)와 진주시의 진주(晉州)라는 보물과 같다는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가족이 함께 즐기고, 남녀노소 누구나 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린이는 체험도 하고, 어른은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어서 드라이브만 하겠다고 간 나도 둘레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자연이 주는 공간에서 다람쥐를 발견하고는 신기한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옆에 지나가는 나에게 작은 손가락으로 저기 있다고 가르쳐 주며, 까르르 웃는 낯선 아이의 천진난만이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주었다. 자연은 그렇게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우리에게 치유와 힐링을 주는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다.

자연에서의 치유와 힐링이 사람에게 이롭다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없애는 NK세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산림체험 후 우울 증상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식물을 통한 다양한 연구를 살펴보면, 가족 정서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주부가 중년기로 접어들어 생활의 만족도가 낮아지고, 삶의 질 저하가 가정생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년 여성에게 삶의 의미를 탐색하게 하는 의미요법을 도입하여 압화(꽃이나 잎을 납작하게 눌러서 만든 장식품)로 자신이 완성한 작품을 스스로 감상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감동과 성취감을 갖도록 하는 과정을 통하여 삶의 목적과 자아정체감을 증진하게 하였다.

여가활동이 부족하고 자기통제력이 낮은 청소년은 인터넷을 사용하여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과도하게 몰입하여 중독적으로 사용하는 청소년은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감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식물은 오감을 자극하고 식물이라는 생명체를 돌보는 활동은 신체 건강을 증진하고, 사회정서발달을 촉진 시켜 인터넷 중독을 예방한다.

살아있는 자연은 인간을 직·간접적으로 교육하는 힘이 있기에 아동이 스스로 자연이 주는 보물을 얻어가도록 자연과 접촉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은 소중하고 필요한 활동이다. 초등학교 시기의 아동은 부모와 가족 구성원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관계 형성을 통하여 사회화를 배우고, 또래와 어울리는 과정에 적용하고 성장한다. 아동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한 언어로 사용하거나 표현에 능숙하지 못하기에 식물이라는 매개를 통하여 관찰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신이 알고 있는 언어로 마음껏 표현하게 하고, 이러한 활동의 장점을 활용하여 맞벌이 가정의 아동에게 감성지수와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산림은 식물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고 한다면 마을과 같은 큰 공간이 아니어도, 큰 나무가 아니어도 연약한 듯 바람에 한들거리는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책 속에 넣어 말린 나뭇잎 한 장이 우리에게 주는 치유와 힐링의 힘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떨어진 낙엽을 책에 끼우면서 치유와 힐링을 주는 자연과 식물에 감사하다고 속삭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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