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숲길ㆍ돌담길ㆍ고가…옛 정취 느껴
소나무 숲길ㆍ돌담길ㆍ고가…옛 정취 느껴
  • 한송학 기자
  • 승인 2013.01.1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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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이 절정에 치달아 위세를 떨치고 있는 요즘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동호마을로 떠나보자. 동호마을에는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마을 초입부터 솔향기가 몸과 마음속으로 스며들며 상쾌함을 선사한다.


거창군 웅양면에 위치한 동호마을은 입구에 있는 소나무 숲이 풍수역할을 한다고 한다. 마을 밖에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며 마을 안의 좋은 기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 마을의 안녕을 살펴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또 주변에 같이하는 참나무, 느티나무들은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 겨울에는 눈꽃을 피워 마을 주민들에게 건강과 볼거리를 마음껏 제공하는 고마운 숲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숲 끝자락에 수백년을 살아온 느티나무가 여기저기 자리하고 그 옆에 돌무더기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하고 있는 성황단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마을 입구에는 어김없이 성황단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옛날 종교가 전파되기 전 무속신앙과 함께 단군의 자손이라는 신화로 인해 산신제가 널리 퍼졌으며 마을에는 공식적으로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에 성황단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성황단을 지나 발길을 돌리면 우뚝 솟은 서너 그루의 소나무 주위로 평평하게 잘 다듬어 놓은 성스러운 곳이라는 의미의 성대가 있다. 아름드리 아름다운 소나무들은 마치 그림속의 장면 같아 그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그 성대 아래로 작은 길이 이어져 마을까지 연결돼 있다. 주상에서 웅양 동호마을로 오는 옛길이며 마을의 또 다른 입구가 된다.

마을 안쪽은 모두 돌담길로 이어져 있으며 담들은 오래된 이끼와 담쟁이덩굴이 덮고 있어 옛 담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흙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돌로만 쌓아 일반적인 민가의 담 형식을 간직하고 있다.

동호마을은 연안 이씨 집성촌으로 길가 대문채쯤에는 담의 높이가 높아 안을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지만 골목으로 이어지는 담은 나지막해 이웃집에서 부르면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다.

동호마을은 돌담과 잘 어울리는 오래된 한옥들이 자리하고 있다. 동호리 이씨 고가와 영은 고택은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고가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많은 고가들은 민가의 살림채형식을 잘 보존하고 있고 마을의 재실 또한 잘 가꾸어져 있어 연안 이씨 문중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마을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면 조선 중기 영조때 일어난 무신란을 제압하기 위해 싸우다가 목숨을 잃은 이술원좌수의 위패를 모시고 서원의 역할을 하며 사액서원으로 남아 있는 사당 포충사가 있다.

포충사 입구에는 철로 만든 비석에 그 내용이 한글로 새겨져 있는 불망비가 있으며 이 비석은 부사 김계진의 영세불망비로 '긔뫼동지달일립'이라고 비석 뒷면에 적혀 있으며 이는 고종 16년인 기묘년에 세웠다는 내용이다.

또한 무신란 때 노비이지만 주인을 도우며 함께 죽은 노비 상발의 충성심을 위한 비석 '충노비'가 옆에 나란히 있다. 이들 모두 귀한 자료로 남아 있으며 한글 불망비는 유래 없이 귀한 사료라고 한다.

움쳐려지기 쉬운 겨울 아름다운 눈꽃의 향연과 함께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동호마을로의나들이를 권해 본다.

동호마을로 가는 길은 88고속도로 거창IC에서 내려 김천방향 3번 국도를 따라 20분정도 달리다 보면 길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포도밭을 따라 웅양면 소재지 입구 들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동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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