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홀로 존재할 수 없다
현장칼럼-홀로 존재할 수 없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7.07 16:5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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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창원총국 국장
최원태/창원총국 국장-홀로 존재할 수 없다

우리도 우리 아닌 것들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에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 통해 사람이 된다"는 속담이 있다. 이웃이 나를 존재케 한다. 이웃 없는 삶은 기대할 수 없다. 이웃을 떠나 나는 나로서의 삶이 불가능하다. 이웃 없는 나는 내가 아니다.

이웃 때문에 나는 나일 수 있고 내가 비로서 생존할 수가 있다. 나의 인생길에 꼭 필요한 동무는 같이 있는 이웃이다. 타인 없이는 나의 삶이 불가능해진다. 나의 진정한 삶을 위해서는 이웃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영화배우 가운데 딘 마틴이란 사람이 있다. 유명한 작품에 출현하는 명배우이자 노래도 잘 불렀다. 그가 부른 노래 중에 “You are nobody”(당신은 아무도 아니다)란 노래가 있다. 가사가 이렇다.

“누군가 당신을 사랑할 때까지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 누군가가 당신을 돌보아 줄 때까지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까지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 당신이 누군가를 돌봐줄 때까지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이웃에게 무엇인가 사랑과 도움과 유익이 주어질 때 비로소 나란 존재가 의미가 있다. 독일 심리학자 에릭 프롬은 “존재양식은 주려는 의지, 공존하려는 의지, 희생하려는 의지에 있다.”는 말을 했다. 주려는 의지 속에 함께 나누려는 의지 속에 나의 존재양식이 있고 나아가 자기를 희생하려고 할 때 비로소 인간의 존재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이웃에게 사랑을 나눌 때 참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고 그 존재를 빛나게 한다.

한번 웃을 때 생기는 엔돌핀을 값으로 치면 200만원 어치가 된다고 한다. 매일 호흡하는 산소의 값을 돈으로 계산한다면 한 달분이 600만원이 든다고 한다. 날마다 쉼 쉬고 활동하고 생각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열량을 값으로 치면 하루에 6,000만원 어치가 된다. 산소 값만 해도 1년이면 7,200만원, 70년이면 50억 4천만원, 내 몸이 하나의 섬세한 공장이기에 필요한 에너지와 열량을 돈으로 사서 쓴다면 한 달이면 18억원, 1년이면 216억원, 10년이면 2,160억원이다.

어느 부자가 돈 주고 그것을 사서 쓰겠는가! 산소값, 엔돌핀값, 사고력, 소화시키고, 폐와 심장이 돌아가는값, 에너지 열량값, 이것 저것 합하면 한 사람의 생존을 위해 억만금이 필요하다. 우리를 찾고, 우리의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은 이웃이 바로 나다는 의미다. 내가 내 몸을 사랑함과 같이 사랑할 이웃은 이웃이 아니다. 단지 이웃만은 아니다. 그 이웃이 바로 나다. 왜냐하면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존재라면 그것은 남이 아니고 바로 내가 아닌가! 이웃은 남이 아니다. 바로 나다.

어느 연못에 물고기 두 마리가 있었는데 먹을 것이 많지 않아 늘 싸웠다. 서로 상대방이 죽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싸웠는데 어느 날 정말 한 마리가 죽었다. 남은 한 마리는 이제 자기 혼자서 먹고 즐기겠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며칠 못가서 먼저 죽은 물고기가 썩어 물이 오염되어서 남은 물고기도 죽고 말았다. 혼자서는 결코 살아 갈 수 없는 세상이다. 이웃이 죽자 나도 죽게 된다. 이웃이 잘 되어야 내가 잘 된다. 내가 잘 되기 위해서는 이웃이 잘 되어야 한다. .이웃을 행복하고 유익하게 하는 일이 곧 나를 위한 길이다.

나는 나로 홀로 존재할 수 없다. 남이 있고 이웃이 있어서 내가 있다. 내 존재가 타자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나란 존재가 나 아닌 것들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꽃이 꽃인 것은 꽃 아닌 다른 것들 때문이다. 꽃 아닌 것들 즉 햇빛, 흙, 물, 바람, 곤충, 새, 나무 등이 없으면 꽃은 꽃으로 피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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