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인가
도민칼럼-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7.18 17: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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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인가

2, 3십 년 전에 들은 얘기다. 선진국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놀고 있어도 국가에서 주는 돈으로 먹고 살며 백수를 누릴 수 있다는 정말 꿈같은 얘기를 들었었다.

잘 사는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는 언제 복지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부러워했었는데, 꿈만 같았던 얘기가 우리나라에도 현실로 빠르게 다가왔다.

코로나 19가 극성이자 전 국민에게 무료 백신을 접종하고 경제가 어렵다며 지원금을 벌써 몇 차례나 지급해 주질 않던가? 재산이 없는 가난한 사람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정해 주택을 마련해 주고 국가에서 책임지고 먹여 살려 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장애 수당을 지급하고 보호해 주며 국민연금제도가 있어 정년을 퇴임한 직장인들이 죽을 때까지 지급되는 연금으로 편안하게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것이기에 평균 수명 얘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어 인터넷을 뒤져 봤더니 1980년대인 40년 전에는 66세였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 국민 평균 수명이 83.5세란다.

남자가 80.5세로 여자가 남자보다 보다 6년이나 오래 살아 86. 4세다며 통계청에서 발표했다. 이렇듯 요즘 우리 생활 주변을 보면 90대가 넘는 사람이 정신도 맑고 혼자서 거동도 잘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2020년 8월 말을 기준으로 주민등록상 100세 이상 인구는 2만1411명으로 남자가 5203명, 여자가 1만6208명이라고 한다. 이제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절대 뒤처지지 않는 살기 좋은 나라 대열에 올라섰으니 자랑스럽다.

한국전쟁이 있었던 얼마 후만 해도 폐결핵에 걸렸다. 하면 십중팔구는 죽었었다. 이때는 전쟁 이후였고 우리나라 경제 사정으로 어쩔 수 없었으니 속수무책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 선교 재단에서 치료를 도맡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는 간암, 위암, 이런 각종 암은 불치병으로 알고 있었고 이런 환자가 가족 중에 발생하면 재산 여력이 없는 사람은 그대로 죽는 날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논마지기나 토지가 있고 재산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끝내는 살지 못하고 죽고 말면서도 치료비를 대느라 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경제 사정이 좋아지며 국력이 향상되면서 의료보험제도가 실시되고부터는 불치병으로 여겼던 각종 암에 걸린다 해도 병원 치료를 받고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암을 극복하는 비용은 국가에서 책임 져 주니 요즘은 병원 치료하면서 살림살이가 망했다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는 좋은 세상이 되었다.

옛날에는 감기에 걸렸다면 병원에 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던가 싶다. 유행성 독감에 걸리기라도 하면 약국에 찾아가 약 사 먹고 버텼지만, 요즘은 병원에 찾아가면 우리처럼 65세 이상 노인은 단돈 천 원이나 천오백 원이면 된다. 주사를 맞고 처방받은 3일 치 약도 천 원 남짓이면 되니 감기 치료비로 본인 부담금은 2, 3천 원이면 되는 세상이다.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나는 농사를 짓고 살다가 늦은 나이에 도회 생활하면서 자영업을 했었다. 80년대 후반인가 싶다. 정부에서 국민연금제도를 시행하는 걸 극구 반대하다가 적은 금액을 뒤늦게 얼마씩 냈었다. 지금은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을 받고 있지만, 내게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거기에다 노령연금까지 받고 있으니 말이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 소형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죽을 때까지 살아가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줄로 안다.

그런가 하면 몇십 년 전만 해도 배고파 못 살겠다 죽기 전에 살길 찾자며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가 선거구호로 사용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먹을 것이 없어 배고파 죽을 지경인 사람이 많았던 우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질 좋은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니 걸핏하면 배불러 죽겠다는 슬픔 아닌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세상이 되었다.

각종 건강식품을 쌓아놓고 먹고 있으며 시 외곽지역에 맛 집에 자가용을 타고 찾아가 식도락을 즐기다 보니 비만을 걱정하며 살고 있다. 몸에 살 빼는데 비용을 투자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 등산하며 강가 고수부지를 걸으며 땀을 흘리며 살빼기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100세 세상인 장수국가 대열에 합류했으니 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가? 라고 고래고래 외치고 다녀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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