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개고기와 말고기
진주성-개고기와 말고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7.26 17:0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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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개고기와 말고기

어느 나라든 고유의 식생활문화가 있다. 개고기를 먹지 않다는 그들 외국인은 말고기는 즐겨 먹는다. 반면에 말고기는 먹지 않아도 한국인은 개고기는 즐겨 먹었다. 특히나 체력소모가 심한 삼복더위에 몸보신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보신탕이라는 별식으로 즐겼다. 얼마 전까지도 농촌에서는 복날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강이나 계곡에서 개고기를 먹으며 하루를 즐기기도 했고 친목 단체인 계모임에서 흔한 일이었다. 조선 왕실에서도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우리의 고유별식이다. 물론 요즘처럼 개를 안방에서 기르는 애완견이나 반려견은 있지도 않았고 듣지도 보지도 못했으며 집이나 지키라고 마루 밑이나 마당 한쪽에 개집을 지어서 보안용으로 키워온 황구니 백구니 하던 덩치가 큰 개다. 지금도 애완견이나 반려견을 먹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토종개이거나 아니면 사육장에서 기른 개다. 개고기를 먹는 것이 동물 학대이며 외국인이 야만인 운운한다고 덩달아 깨춤을 추며 개 식용 금지법을 만들자고 집회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을 보며 이 나라가 과연 민주주의의 철학을 근본으로 삼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 사람이 지켜야 할 것 중에 강제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나 비용을 발생시키는 경우에만 법을 만들어서 국민을 강제한다. 우리의 전통식문화인 개고기를 먹으므로 하여 누구에게 피해를 키치며 사회적으로 어떤 혼란이나 비용을 발생시키는지 답을 듣고 싶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그 어떤 비용부담도 사회에 지우지 않으며 미풍양속을 해치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개 사육을 규제하자는 것이 말이 된다. 당장 이웃에 대한 개털 날림과 소음 피해 및 분변으로 인한 환경 오염과 개 물림으로 인한 인명 살상의 피해를 주고 있으며 식량부족 현상을 가속화 하고 사체 처리와 유기견 포획 및 관리에 사회적 비용을 심각하게 발생시키고 있다.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이고 말고기를 먹으면 문화인인가. 요즘 전국에 말고기 전문식당이 생기고 있다. 야만이 안 되기 위해서 개고기는 먹지 말고 문화인이 되려고 말고기를 먹어야 하나. 어쩌다가 우리 고유의 식생활문화까지 외국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되었나.

먹고 안 먹고는 자율에 맡길 것이지 자기가 안 먹는다고 남까지 못 먹게 법으로 강제하자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개 식용문제는 위생적 규제가 필요할지언정 법으로 강제할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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