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인연(因緣)’
아침을 열며-‘인연(因緣)’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8.08 17: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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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인연(因緣)’

정말 신기한 일이 있었다.

5년 전 졸업한 제자 중 한명이 좋은 일이 있는지 생글거리며 다가와 너무나 예쁘고 탐스런 꽃들을 하나 가득 나에게 안겨 주기에 고마워하면서 꽃다발을 안고 향기를 맡으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어 아침을 준비하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다가 연락을 해보라는 뜻인가 하여 오후쯤 안부 전화를 해 보기로 하였다.

그날 오후 전화를 해보니 연결음은 들리지만 받지 않아 근무를 하고 있거나 바쁜 생활을 하고 있을거라 짐작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바로 전화벨이 울렸다. 아주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교수님, 잘 지내셨지요?” 라고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생기가 넘치는 것을 느꼈고, 좋은 일이 있음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서로의 건강에 대한 안부 인사를 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심스럽게 요즘 직장생활은 어떠한지 물어보니 ‘마음 편안하고 행복한 백수’를 즐기고 있다고 하였다. 백수?, 행복?,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의 조합이었으나 마음이 편안하다 하니 무엇보다 안도가 되었다. 직장생활이 무탈하지 않아 쉬고 있나 염려되어, 상황을 물어보니 첫 직장에 들어가 얼마전까지 열심히 생활을 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그 경력으로 자신이 가고 싶은 기관으로 여러 단계의 시험과 면접을 보았으며, 최종합격의 결과를 받았다고 하였다.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제자의 기쁨을 들으며, 학교 다닐 때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의료서비스 공공기관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취업할 수 있는지 물어 보던 그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 해내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한켠에 벅참이 몰려왔다.

일하던 첫 직장에는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드리고, 들어온 후임에게 인계도 잘하였고, 상사에게 그동안 감사 인사도 드리며, 예의있게 잘 마무리 하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 직장의 입사일 사이에 잠깐의 휴식기가 있는데 그 첫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하면서 제자도 어떻게 자신의 상황을 알고 스승에게 연락이 왔는지 너무 신기하다고 놀라워하였다.

자신의 미래를 향하여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추어 포기하지 않은 의지가 감탄스러웠고, 더욱 잘 해나가기를 마음 속 깊이 기원하였다. 다른 삶의 무대에서 멋있게 살아가도록 격려하면서, 서로 자주 안부 전하기로 하고 통화를 마무리하였다.

어떤 인연이 있어 좋은 소식을 알려주려고 행복한 모습으로 꿈에 나타났을까?. 생각해보니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 인연은 매일 일어나고 있었다. 인연이라는 끈을 여러 가지 색으로 고이 풀어 나가며 하루하루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피천득의 ‘인연’ 중에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의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는 글이 있다.

인연(因緣)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하나, 어떤 사물(事物)과 관계(關係)되는 연줄(緣-)로 ‘연분’이라는 의미도 있다.

사람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작은 인연이 아름다운 꽃이 되어 나에게 다가올 수 있으니, 만나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의미였나보다. 현명한 삶을 살아가라는 지혜가 담긴 꿈이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인연의 끈을 고운 색으로 아름답게 풀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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