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불자들의 효도의 날 백중(1)
칼럼-불자들의 효도의 날 백중(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8.09 17:0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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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불자들의 효도의 날 백중(1)

효도(孝道)란 부모님을 정성껏 잘 섬기는 일이다. 단순히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좋은 선물만 해드릴 것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부분에서 부모님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부처님제자 중 신통제일인 ‘목련존자’가 있었다. ‘목련’은 출가 전 이름이 ‘나반’이었다.

아버지는 재벌이었고, 어머니는 청제부인이었다. ‘나반’의 아버지는 내가남긴 유산 중 3/1은 너의 사업밑천으로, 3/1은 너의 어머니가 쓰고, 3/1분은 불사에 모두 쓰라 유언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나반’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무역을 떠나면서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유언을 잘 받들도록 신신당부하였지만, 아들이 없는 사이 어머니는 사치와 놀이를 일삼았다.

또한, 어머니는 짐승들을 마구 잡아먹고, 스님들이 탁발을 오면 보시도 않고, 두들겨 패서 보내는 악당질만 일삼았다. 세월이 흘러‘나반’은 무역을 하고 귀가 길에 올랐다.

‘나반’은 하인을 먼저 집에 보내, 그동안 집안사정을 살펴오라 하였다. 하인이 집에 와서 몸종을 불러 집안사정을 묻자, 몸종은 어머니가 불공도 많이 하고 가정에도 충실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반’이 마을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어머니가 스님들을 때리고, 나쁜 짓만 하였다며, 정반대의 말을 일러주었다. ‘나반’은 귀가하여 어머니에게 그동안의 안부를 여쭈었다.

어머니는 그동안 내가 선행도 많이 쌓았고, 스님들에게 보시도 넉넉하게 하였다한다.

‘나반’이 고개를 까웃 거리자, 어머니는 화를 내며, 내가 거짓말하면 7일 안에 죽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며 소리쳤다. 그리고 어머니는 7일 뒤에 돌아 가셨다. ‘나반’존자는 3년 상을 잘 모셔드린 후 출가하여 ‘목련’이란 법명을 받고, 수행 끝에 신통력을 얻어서, 대아라한이 되었다. ‘목련’은 신통력으로 아버지를 찾아보니, 천상세계에 잘 계셨으나,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지옥계를 살펴보니, 어머니는 지옥에서 창에 찔린 채로 거꾸로 매달려있었다. 기가 막힌 ‘목련’은 영산으로 돌아와 부처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이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여쭈었더니 부처님께서 재산을 정리하여 대중스님들께 공양을 올려라하셨다.

그날이 백중날이다. ‘목련존자’는 재산을 모두 정리하여 대중스님들께 음식공양을 올려드리자 어머니가 천상에 태어난 것이다. 백중날은 지옥고 중생들을 풀어 주는 날, 우란분재(盂蘭盆齋)라 한다. “거꾸로 매달린 것을 풀어준다”는 날이다. 절에서는 백중기도를 매우 중요시한다.

백중기도는 첫째, 조상님의 은혜를 갚는 기도이다. 조상님이 아니면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없었다. 49일 동안 불자들이 정성껏 기도드린 에너지가 선망 조상님들께 고스란히 전달되는 날이기에 조상님들이 환희 심을 일으키고 해탈하셔서, 아무장애도 받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극락에 태어나실 수 있게 되므로, 조금이나마 조상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의 날이 된다. 둘째, 조상님들과 기도 자가 동시에 모든 죄업이 정화되는 날이기도 하다.

지극정성 기도를 하면 기도자의 업과 선망조상 영가의 업이 동시에 깨끗이 닦이는 것이다.

지장경에서는 재를 지내면7/1은 영가에게,7/6은 재를 지내는 사람에게 공덕이 돌아간다 하였다. 그러니까 효도하고 업장 닦고, 조상님 모두가 천도되는 일거양득의 날이다.

사람은 죽어서도 서로간의 얽히고설킨 업 때문에 가족과 친족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세 번째는 백중기도는 영가방생 불사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인간 방생불사이다.

영가방생, 인간방생, 어류, 조류, 미물방생, 모두 큰 공덕을 짓는 불사이다. 특히 조상 영들을 구제하는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산 사람의 행복과 불행의 확률은 50:50이다.

조상님들의 절반 정도가 나쁜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것을 다음 주에 계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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