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불자들의 효도의 날 백중(2)
칼럼-불자들의 효도의 날 백중(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8.16 17:1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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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불자들의 효도의 날 백중(2)

자식들은 바쁜 일상에서도 부모님과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한다. 부모가 오래 살다보면 자식도 늙고, 병들고, 죽는 걸 볼 수가 있다. 부모는 나는 늙고, 병들고, 죽어도 좋다.

제발, 내 자식만은 늙지 말고, 병들지 말고, 죽지 말라며 애태워도 소용없다. 그러면 오장육부가 뒤틀리며 애간장이 탈 것이다. 자식도 나는 늙고, 병들고, 죽어도 좋다. 제발, 우리부모님은 무병장수하시길 간절히 바라지만, 모두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만다. 부모님과 서로 사는 곳이 달라서 자주 못만 날 경우면 영상통화라도 자주 드려서 대화시간을 많이 가져보자.

살아 있을 때 잘 지내야 후회가 없다. 대화내용은 부모님 기준으로 진행하도록 하자.

부모는 자식을 위한 일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지만, 자신들을 위한 일에는 반대의 경우가 많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안부라도 자주 묻고, 분위기 좋은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도 대접해드리자. 그러면 부모님의 입가에 미소가 흐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만약 부모님이 병이 나면 정신 멀쩡한 부모님을 시설로 보내버리지 말고, 힘이 들어도 끝까지 봉양하며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자주 해드려야 한다. 내가 불효하면 내 자식도 불효하고, 내가 비겁하게 살면 내 자식도 비겁하게 산다는 걸 명심하자. 지난주에 신통제일(神通第一)‘목련존자’를 소개하였다. ‘목련’의 어머니는 맨 처음엔 대 아비지옥에 떨어졌다. 그래서 1차 천도를 하여 흑암지옥으로 끌어 올렸고, 또 2차 천도를 하여, 아귀지옥까지 끌어 올렸다.

또 3차 천도를 하여 겨우 왕사성의 개(犬)로 태어나게 되었다. 천도가 이렇게 힘이 들자 ‘목련존자’는 답답한 사정을 부처님께 말씀드렸고, 부처님의 조언에 따라, 하안거가 끝나는 백중날, 대중스님들의 힘을 빌려서 4차 천도를 봉행한 후 어머니는 도리천궁에 태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백중기도는 선망 조상님들과 기도올린 후손들이 함께 복을 짓는 것이다. 영가들은 자신들 힘으로는 극락으로 갈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후손들의 힘을 빌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승에서 착하게 살아야만 다음 생애도 복을 받게 된다. 나쁜 짓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목련’의 어머니처럼 큰소리를 친다. 백중날 큰 재를 올리면 7대 조상까지 이고득락 하게 된다.

살아생전 잘 못산 사람들은 죽어서도 업장이 너무 두꺼워 천도가 힘이든 것을 알아야한다.

그건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증인이다. 개인의 인성과 인품은 죽을 때 그대로 가져간다.

‘목련존자’는 부처님10대 제자 중 신통제일인데도 ‘목련존자’가 3차까지 천도를 한 후, 네 번째 백중날, 스님들과 힘을 합하여, 어머니를 아비지옥에서 흑암지옥으로, 다시 아귀세계로, 아귀세계에서 다시 도리천궁으로 끌어 올렸다. 업장이 두텁고 집착이 강하면 이렇게 천도가 힘 든다. 특히 자살한 영가와 몽달귀신들은 49재나 천도를 할 때 스님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착하게 산 사람은 죽어서도 스님이 일러준 데로 잘 따라주어 금방 제갈 길을 찾아가기 때문에 천도가 아주 수월할 때도 있다. 천도를 할 때 영가에게 원망의 마음을 품으면 안 된다.

천도는 정법기운이 서려있는 부처님도량에서, 덕 높은 스님에게서 봉행해야한다. 사후에 천도를 잘 해드리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를 다하는 것이 훨씬 낫다. 외출하고 귀가 시에는 부모님이 좋아하신 음식을 사들고 가서 부모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보자.

그러면 마음속으로 기뻐하고 감동받게 된다. 부모님은 자식들과의 짧은 대화에도 마음이 흐뭇해지며 활력을 받는 것이다. 도란도란 대화하는 시간만은 자식들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으로 자식을 둔 보람을 느끼고, 삶이 윤택해진 것이다. 부모님에게 친절을 다해드리면 많은 복을 저축하게 된다. 우리는 조상님들과 부모님덕택에 지금 이렇게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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