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용서하자
칼럼-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용서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8.30 17:1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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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용서하자

나와 내 가정, 국가와 세계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있음으로, 우리는 주인의식 속에, 지혜와 자비심으로, 만인의, 희망의 등불이 되어, 세상을 밝히는 길잡이로서 최선을 다해 나가자.

소선난감중재(小船難堪重載)라, 작은 배는 무거운 짐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기에 “마음을 좀 더 넓게 쓰라”는 것이다. 과거 나에게 상처와 고통을 준 사람에게 미움과 분노로 가득 차있다면, 나 자신의 평화를 잃게 되므로, 그들을 향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을 거두자는 것이다.

상대를 용서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와 사랑이며, 그 일에서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승자가 되는 것이다. 용서하는 마음은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고통들은 서로의 옹졸한 마음에서 일어난 일들로서, 내가 좀 더 넓은 마음을 쓰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는 것이다. 과거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아직 자각을 못하고 있더라도, 나는 이미 자각을 하여, 나의 속 좁았던 내 마음을 스스로 꾸짖고, 나 또한 지난날 누구에겐가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일들이 있었을 것임을 참회하고, 그들에게도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용서는 인간이 지닌 덕목 가운데 가장 고귀한 것이다. 상대야 어찌하든 말든 나는 모든 비난을 멈추고, 원망의 마음을 없애야한다. 그래야 과거에서 벗어나,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연결다리 하나가 놓이게 된다. 용서는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지만, 상대를 용서해주는 것은 상대보다는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것임을 잊지 알아야한다.

상대를 용서할 수 없다면 내가 더 힘이 들며, 나는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기억과 상처에서 벗어나면, 미래지향적인 삶으로 나아갈 수 있고, 지혜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어쩌면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도 나와 똑같이 고통과 원망의 나날을 보내왔을 수도 있다. 그들을 용서해줄 때, 나또한, 나한태서 상처받은 사람들로부터 용서 받을 수 있다.

과거에 상처 받은 일에 집착하며 현재를 놓치지 말자. 과거의 일로 시간을 소비하고 있으면 마음의 여유도 사라지지만, 용서하고 나면, 나 자신의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

수행의 목적은 나의 부족함과 상대의 부족함까지를 품어줄 수 있도록 가슴을 키우고, 넓히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만약 지난날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을 죽어도 용서 못하고, 끝까지 보복하려들면 나의 인생에 엄청난 해악뿐임을 알자. 그들을 향해 화를 내지 말고,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를 보낼 때 자유와 행복과 지혜가 늘어나는 것이다. 대인관계 시 상대가“화를 내면 가만 놔둬보라. 그러면 더 화를 낼 것이다. 몇 번을 반복해도 그대로두면 제풀에 화가 꺾이게 된다. ‘범망경’에 진심불수회계(嗔心不受悔戒)라, 보살은 자신과 남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되며, 자신의 화로인하여 남이 베푸는 화해와 참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중죄가 된다고 하였다.

상대의 언행을 조용히 받아들이면서 서로가 안락함으로 함께 나아가라는 것이다. 평화롭게 살려면, 마음공부를 단단히 하여 자신을 바로 닦아 본래의 참 나를 찾는 길밖에 없다.

그 길은 마음공부에 달려있다. 마음의 폭이 넓어지면 세상이 평화로워져서 대화중에도 상대의 말을 끊거나 참견하지 않고, 지켜봐주게 되며, 격려하고, 양보해줄 수 있게 된다.

남의 허물을 비난하고, 질책하기보다는 이해해 주려는 마음부터 갖는 것이 대인관계의 비밀병기이다. 세월이 흘러 세상도, 육체도, 마음도, 다 바뀌고 변했는데, 나만 아직도‘과거’와 씨름하고 있다면 미래가 암담할 뿐이다. 고정불변한 세상은 없다. 고정불변한 나도 없다. 아 차 순간, 우리의 정신문화는 빈곤과 공황상태에 빠지기 쉽다. 마음의 병은 약으로는 고칠 수가 없다. 어려운 일일수록, 더욱 텅 빈 마음의 본성으로 돌아가서, 진정한 자신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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