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가을철 속에, 우리의 변화
현장칼럼-가을철 속에, 우리의 변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9.01 17:0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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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제2사회부 국장(합천)
김상준/제2사회부 국장(합천)-가을철 속에, 우리의 변화

높은 하늘에 뭉개 구름 두둥실 떠 다니고 따사로운 햇살이 이젠 가을 길가에 코스모스도 반가웁고 짙푸르던 나무들도 이젠 다른옷으로 갈아입을 준비하는듯 하다. 그 어느것도 자연의 섭리를 비켜갈 수 없나 본다.

가을은.결실의 계절!! 수확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여 맑고 청명한 하늘은 더욱 푸르게 높아져가고 조석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주고 넓은 들판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익어가고 있다.

김용석의 시 “가을이 오면”이란 동시가 있다.

나는 꽃이예요 / 잎은 나비에게 주고 / 꿀은 솔방 벌에게 주고 /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 가을이 오면!

봄에 씨 뿌리고 그 씨가 여름에 자라다가 가을에 열매 맺고 거둬들인다.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가을이 왔다. 모든 자연 현상이 결실을 목적하는 것 같다.태풍이 가을에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뜨거워진 지구를 식혀주고 또 데워주기 위해 일어난다. 자연이 그만큼 불균형이기에 태풍이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바다는 고기를, 땅은 수확을 내게 한다고 한다.

뜨거웠던 한 여름의 열정이 서서히 식어가며 과실이 빨갛게 익게 필사적으로 남극의 햇살을 더 베풀어주는 결실의 가을이다. 그래서 가을은 위대하다. 청명한 가을은 야외로 사람들을 끌어내며 낙엽을 밟게 한다. 구르몽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시몬! 가자!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그대는 좋아 하는가 낙엽 밟는 소리를? 발길에 밟히면 낙엽은 영혼처럼 울고, 날개 소리, 여인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낙엽의 오솔길을 걸으며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낙엽을 보며 우리 인생이 짧고 인간이 결국 엎드려야 하는 존재임을 되새긴다. 나뭇잎들은 겨울눈과 봄비를 맞으며 새로운 성장을 위한 기름진 거름으로 바뀐다. 앙상한 가지 끝내는 이미 새로운 신록의 싹이 숨어 있다. 묵혀 두는 땅도 실은 봄철에 뿌려질 씨앗을 위해 양분을 모으며 쉬고 있다. 가을은 풍작을 이루는 여름과 새 생명을 낳는 봄 사이에 꼭 필요한 이행기다. 가을이 현재의 것들을 쾌히 보내지 않는 한 새로운 성장은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평생을 살면서 많은 것을 놓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낙엽은 가만히 일깨워 준다. 그리고 우리의 궁극적인 놓음이란 죽음의 순간을 맞게 된다. 가을은 이런 인생의 숭고한 사실을 상기 시킨다.

우리의 가을철 속에, 우리의 변화의 중심에 들어온다. 가을의 경험을 통하여 우리가 꼭 필요한 변화와 가을은 또한 우리 인생의 여정이므로 신실한 길동무로 삼고 많은 열매들을 떨어뜨리고 가야 한다.

과실의 숙성으로 달콤한 향기를 가득 품어 가을바람에 향기 날리며 풍성한 오곡백과 가을 햇살에 누렇게 익어가며 따갑던 햇살도 숙성된 따사로움으로 양지바른 곳의 벤치를 찾아 앉을 가을을 알리는 바람의 온도는 여름을 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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