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칼럼-‘아픔이 낳은 기적, k-방산’
장영주 칼럼-‘아픔이 낳은 기적, k-방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9.05 16:3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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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아픔이 낳은 기적, k-방산’

‘폴란드’에 수 십 조원의 K-9 자주포, K-2 흑표탱크에 우리의 FA-50 경공격기까지 수출하기로 되었다. ‘이집트’에는 FA-50 전투기와 K-원자력까지 수출길이 열리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9천억 원어치의 다연장로켓포 ‘천무’ 수출이 계약되었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이 날로 강력해지니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이른다. 1380년 우왕 6년 8월, 왜구의 대규모 함대가 ‘진포’로 침입한다. 현재 충청남도 서천 쪽이다. 불과 1백여 척의 고려수군은 ‘최무선’의 지휘로 ‘진포’에 가득 찬 왜구의 전함 5백 척을 화포로 한꺼번에 불살랐다. 왜구들은 처음 보는 대규모 화포공격에 순식간에 의지했던 전함을 모두 분멸당하고 황망히 육지로 도망친다. 고향으로 돌아갈 배를 잃은 왜구는 ‘아기발도’를 중심으로 연합군을 편성하여 더욱 사납게 분탕질을 한다. 옥천, 영동, 황간, 상주를 불태우고 함양의 사근역 전투에서는 고려군 5백 명이 몰사한다. 고려는 마침내 ‘이성계’를 진군시키니 고려 정예군과 왜구 정예군이 남원의 ‘황산(荒山)’에서 맞붙는다.

황산전투는 불패의 명장 이성계가 겪은 수많은 전투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였다.

“겁나는 사람은 물러가라! 나는 적에게 죽을 것이다.”(怯者退 我且死賊)”라며 최고 지휘관이 백병전까지 벌인다. 허벅지에 화살을 맞고 두 번이나 말을 바꿔 탄다. 15~6세에 불과한 적장 ‘아지발도’가 전장을 누비니 고려군이 이리저리 몰린다. 이성계의 활이 ‘아지발도’의 투구 꼭지를 맞혀 투구가 튕겨지려는 찰라 ‘이지란’의 화살이 명중한다. 대장을 잃은 왜구는 지리산으로 달아났지만 대부분 고려군에게 살육된다. 붉게 물든 강물은 6, 7일이나 핏물이 빠지지 않았고 고려군은 전리품으로 말 1천6백 필을 얻었다. 이 승리를 고려의 ‘황산대첩’이라고 한다.

3년 뒤, 왜구는 복수를 위해 재침한다. 그러나 더욱 정교해진 ‘최무선’의 화포 전술에 의해 ‘남해현 관음포’에 수장된다. 지휘관인 ‘정지’(鄭地)장군조차 ‘처음 보는 통쾌한 승리’ 라고 감탄하니 고려의 ‘남해대첩’이다. 다음해 문하평리로 승진한 ‘정지’는 왜구의 소굴인 ‘쓰시마’와 ‘이키’ 정벌을 건의한다. 이렇게 점차 왜구의 침입은 잦아들고 입지가 커진 ‘이성계’는 새 왕조 조선을 세운다.

진포대첩, 황산대첩, 관음포 해전은 ‘화약’이라는 키워드로 연결 된다. ‘화약’은 북송에서 개발되었지만 연막, 불꽃, 불화살을 쏘는 정도였다. 화약의 효과를 직감한 고려의 ’최무선‘(1325~1395)은 국제상인들에게 귀동냥으로 화약제조법을 배운다. 부족한 점은 스스로 실험하는 등 독학한지 20년, 마침내 엄청난 위력의 화약과 화포를 개발한다. 곧 고려군에 맞게 획기적으로 개발한 화약과 화포 술이 해전에서 적극 활용되기 시작한다. 최무선 장군이 개발한 화약과 화통을 활용한 창조적이고도 고유한 전술이 탄생한 것이다. K-방산의 시작이다.

‘최무선’과 ‘이순신’의 노력은 ‘활과 칼’ 대신 ‘화약과 총통’을 활용한 ‘비대면 전투’로 바뀐다. 점차 다양한 화포, 장약, 발사기술 발전으로 세종 때는 ‘신기전’이란 ‘다연장 로켓포’가 실전에 등장한다. 왜구와 일본군은 조총전술을 가미하였지만 제일 잘 할 수 있는 ‘근접 백병전’을 선호하였기에 전술변화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

한 세월, 지구촌을 풍미하던 소니, 도요타 등 세계적인 산업들은 일본이 ‘아날로그의 최고봉’이란 ‘자부심의 한계’에 갇혀 변화를 멀리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는다. ‘잘 나갈 때, 더 잘 나가야 하는 것이 디지털 속도감이다. ’빨리 빨리‘의 한국은 디지털 시스템을 사막의 물처럼 접수하였다.
‘고 이어령 교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통섭하는 ‘디지로그’를 선창하였다. 고려의 ‘진포 대첩’은 ‘K-방산의 할아버지’, 조선의 한산대첩은 ‘K-방산의 아버지’가 되었고 6.25동란으로 K-방산의 현대화, 국제화가 펼쳐진다. 강대국에 둘러싸이고도 남북이 대치하는 생사존망의 갈림길에서 온 힘을 다해 개발하고 약속을 지키는 ‘K-웨폰’이 세계인의 환영을 받고 있다.

70년 전 김일성의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내야 했던 선배들의 아픔이 K-방산의 미래를 열어주시는가! ‘도전과 응전’속에 태어난 K-방산품의 ‘억지력’이 ‘살상력’보다 훨씬 크길 희망한다. 중추절 달님도 K-방산의 ‘빛나는 평화력’을 응원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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