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산후조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도민보감-산후조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06 16:4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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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산후조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관절이 아파 오신 할머니들께서 ‘내가 산후조리를 못해서 이렇게 아프다’라고 가끔 말씀하시는데, 올바른 산후조리가 여성의 출산 이후 평생 건강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 달가량 임신 동안의 급격한 변화와, 출산 당시의 진통과 출혈을 겪은 산모에게 산후조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정작 산후조리를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산후조리의 골든타임은 산욕기, 즉 분만 후 6~8주이다. 산욕기란 출산한 여성의 몸이 임신 전의 상태로 회복하기까지의 기간으로, 이 기간에 엄마의 몸은 전신적으로 쇠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세균 감염과 염증에 취약하다. 또한,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늘어난 관절, 인대 때문에 관절이 아프거나 시린 산후풍이 쉽게 나타나며, 그 외에도 부종, 산후 우울증, 산후 비만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임신 기간 동안 그 전에 비해 500배 가까이 늘어난 자궁이 제대로 수축하지 않고 어혈이 체내에 남게 되면 생리불순, 생리통, 질염 등 다양한 여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산후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산후조리라고 하면 단순히 '보약'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산모의 체질과 증상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몸 상태에 맞추어 필요에 맞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출산 직후에는 어혈을 제거하여 자궁 환경을 정상화하고, 소모된 기혈을 보충시켜 신체 회복을 돕는 것을 기본으로, 관절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여 산후풍을 예방하는 산후 보약을 처방하는데, 이 외에도 우울감이 심하거나, 평소 순환이 잘 안 되어 부종이 더 심한 경우 등 산모의 상태에 맞게 약재를 가감하여 처방한다.

그런데 산후조리 상담을 위해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고 오해하고 있는 몇 가지가 있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산후보약 먹으면 살찌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 출산 후에는 기혈 소모가 너무 커서 순환이 정체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산후 보약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하고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여 순환을 정상화하면 부종 개선과 정상 체중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모유 수유 중인데 한약 먹어도 괜찮은가요?
괜찮다. 한의사가 의서에 근거하여 처방한 한약은, 수유를 통해 아이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안전하다고 입증된 한약재로만 구성된 처방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유즙이 부족한 경우에는 수유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엄마 몸이 건강해야 모유의 질도 좋아지기 때문에 모유 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잉어즙, 호박즙, 흑염소즙이 좋다던데 먹어도 되나요?
주의가 필요하다. 호박즙의 경우, 실제로 산후 부종에 도움이 된다고 의서에 기록된 호박은 우리가 먹는 호박(pumpkin)이 아니라 광물 호박(琥珀)을 말하는 것으로, 와전되어 잘못 복용 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잉어즙이나 흑염소즙은 과거 단백질 섭취가 어렵던 시절에, 출산으로 혈액이 많이 소실된 것을 보충하기 위해 복용했던 것인데, 현대는 영양결핍보다 영양 과잉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에, 단순히 영양만 보충하는 것은 오히려 산후 비만이나 유선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산후 건강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올바르고 효과적인 산후조리를 통한 모든 어머니의 건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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