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도민보감-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13 16: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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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TV, 스마트폰, 노트북, 테블릿pc 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 중 무엇도 보지 않고 생활하는 날이 1년에 하루라도 있을까? 어린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긴 시간 이러한 기기들에 노출되다보니 눈의 피로감이나 이물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다보면 근시나 난시를 촉진시키거나, 안구건조증과 같은 안과 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동의보감 외형편에 보면 눈을 ‘장부의 정기가 모인 곳’으로 보고, 눈에 생기는 다양한 증상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밤에 잔글씨를 많이 보다보면 눈이 깔깔하고 아프며 사물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증상을 언급했는데, 이는 현대인의 미디어 사용과 안구건조증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그 외에도 찬바람을 맞는 것, 달빛 아래에서 책을 오래 보는 것, 눈을 크게 뜨고 오래 보는 것, 눈물을 지나치게 흘리는 것 등을 눈병의 원인으로 적고 있다. 또, 오래 보는 것은 곧 혈(血)을 상하고 이것이 곧 눈을 상하게 하므로, 보는 것을 줄이고, 눈을 감고 조리해야 한다고 했다.

안구건조증에 쓰는 대표적인 한약 처방으로는 기국양혈탕, 세간명목탕, 육미지황환, 기국지황탕 등이 있는데, 풍열을 내려주고, 간혈을 보양해 주는 처방들로 증상에 따라 가감하여 쓴다.
또한 정명혈, 찬죽혈, 풍부혈, 풍지혈, 백회혈, 태양혈, 양백혈, 동자료혈 등 눈과 머리 주변의 혈자리에 침구치료를 시행하여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중 정명혈은 우리 눈과 콧대 사이에 쏙 들어간 부분이며, 찬죽혈은 눈썹이 시작되는 안쪽 끝단에 위치해 있는데, 평소 이러한 혈자리들을 수 초간 지그시 눌러 수시로 지압해 주면 눈의 피로를 풀고, 눈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해 줄 수 있다.

눈에 쓰는 한약 처방에 자주 등장하는 약재 중 감국(甘菊)은 동의보감에서 눈을 밝게 해 주며 눈의 피를 보양한다고 하였다. 감국은 노란 국화로 차로도 쉽게 마실 수 있다. 말린 감국 5g에 끓는 물 한 컵을 부어 10분정도 지나면 눈에도 좋고 향도 좋은 감국차가 된다. 또 차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재 중 하나는 구기자이다. 구기자는 정기를 보하고 눈을 밝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말린 구기자 10g에 물 1리터 가량을 넣고 1시간정도 끓인 뒤 차로 마시면 된다. 다만 이렇게 약재를 차로 복용할 때는 과량을 장기간 복용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눈에 좋은 한방 차와 더불어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당연히 스마트기기나 책 등을 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중에서도 어두운 곳에서 밝은 화면을 보는 것이 가장 좋지 않으니 반드시 삼간다. 또 에어컨이나 히터와 같이 눈을 건조하게 하는 냉난방 기구를 너무 가까이서 오래 쐬지 않도록 유의하며,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눈에 좋은 비타민A와 루테인이 풍부한 당근, 시금치, 케일, 블루베리, 견과류, 콩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일찍 수면에 들도록 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옛 말이 있다. 그만큼 중요하고 또 한번 건강을 잃으면 회복하기가 유난히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항상 철저하게 관리하여 소중한 두 눈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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