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비거리는 알자
아침을 열며-골프, 비거리는 알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20 17: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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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 비거리는 알자

벌써 계절은 10월 중순을 지나서 11월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요즘 고민이 생겼다. 골프장(field) 갈 때마다 복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는 얘기다. 더구나 아침 06~07시쯤 운동을 하게 되면 더욱 곤혹스럽다. 워낙 갑작스럽게 일교차(日較差)가 15도 전후라 겨울인지 가을인지 심지어 여름인지도 헷갈린다. 그래서 다들 가을 복장이지만 손에는 겨울 조끼가 들려진다. 그럼에도 거리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깊어가는 가을의 시작에 골퍼(golfer)라면 들어는 봤을 얘기가 있다. ‘가을 골프는 달러(dollar) 빚을 내서도 쳐야 된다’는 우스개 소리다. 그냥 웃어 넘겨야 할 얘기만은 아닌듯하다. 왜냐하면 잠시 일교차로 우왕좌왕 하더라도 그 순간만 지나면 춥지도 덥지도 습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청명한 가을의 기운이 우리들을 반긴다. 아직은 흐드러지게 피지는 않았지만 곳곳에는 이미 분홍 코스모스와 노란 금계국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그래서 이 가을을 즐기는 골퍼가 되어 보기를 바래본다. 맑은 하늘과 동반자의 옷맵시도 봐주는 낭만 골퍼가 되어보기를 바란다.

가을 골프에서 일교차로 인한 고민보다 좀 더 생각해봐야할 비거리(飛距離)다. 좀 지난 통계이기는 하지만 국내 최고 스크린골프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골프존(golfzon)에서 스크린 회원 무려 170만명을 대상으로 한 통계이니 그런대로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구체적인 사항은 무시하더라도 골퍼 누구라도 ‘아 그렇구나’ 라고 할 정도로 수긍이 될 것이다. 이 참에 자신의 비거리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우리는 골프 비거리에 대한 환상이 지나치다. 만약 우리들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캐리(carry: 친 공이 최초로 떨어진 지점))+(런(run: 친 공이 떨어져서 굴러간 거리))가 남성 191.5m, 여성 140.5m라면 믿겠는가! 여기서 우리는 실망한다. 이게 진실이냐고! 실제 남성 200m 정도, 여성 150m 정도면 중고수(中高手)의 반열(班列)에 속한다고 한다. 필자 또한 15년 구력(球歷)이지만 어디서도 200~210m 정도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하수(下手)일수록 드라이버 비거리에 대한 과장(誇張)이 심하다.

곧 죽어도 자신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230~240m라고 우기는데 참으로 어리석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과 동반자 그리고 캐디(caddie)의 책임도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부풀려짐에 따라 전체적으로 모든 클럽(club)에서 비거리는 덩달아서 부풀려져 있게 마련이다. 오죽하면 병법서인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白戰不殆)’라고 했겠는가! 자신의 비거리를 알아야 제대로 공략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와 같은 산악지형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캐리(carry)를 아는 것은 타수(stroke)와 직결된다. 골프장을 산악지대를 깍아서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오르막내리막 지형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가령, 인근에서 가장 저렴하다고 하는 00골프장만 보더라도 그렇다. 1번홀부터 2번, 3번, 4번홀까지 오르막에 그린이 있다(일명, 포대그린). 만약에 자신의 캐리를 몰라서 짧게 공략한다면 그린(green) 근처에서 아래쪽으로 거의 다 흘러내린다. 더구나 앞쪽에 홀컵(프론트핀(front pin)이 위치해 있다면 타수를 줄이기는 더욱 어렵다. 다음 내리막 5번홀은 내리막에다 패널티 에리어(penalty area(해저드(hazard))를 건너야 한다. 6번홀, 7번홀, 8번홀 또한 해저드를 건너야 하기에 만약 짧게 친다면 해저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자신의 정확한 비거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골퍼의 필수 요소이면서 오로지 자신의 책임이다. 그러나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측정기(시계형, 레이저형, 음성형)의 사용에는 인색하고 오로지 캐디의 말만 듣고 공을 치고 있다. 물론 잘 맞을리도 없겠지만 애꿎은 캐디에게만 거리를 잘못 불러주었다고 투덜거린다. 짧으면 짧다고 길면 길다고 하루 종일 징징거린다. 정말 꼴 볼견이다. 자신의 판단과 선택 그리고 실행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지는 자세가 성숙된 골퍼로 거듭나게 됨을 알았으면 한다.

정녕 1타라도 줄이고 싶다면 클럽(club)별 비거리를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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