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악양생태공원&악양둑방꽃길 가을합창
함안 악양생태공원&악양둑방꽃길 가을합창
  • 강호석기자
  • 승인 2022.10.27 17:41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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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핑크뮬리로 물든 공원…사계가 아름다운 둑방길
▲ 함안 악양둑방 경관조성단지

가을이 꽉 찬 하늘은 우물처럼 깊다. 하얀 구름이 양 떼처럼 흩어지고, 거리엔 떨어진 낙엽들로 가득하다. 바람이 분다. 쓸쓸하다. 문득 사람이 그리워진다. 떠나고 싶다. 꽃들이 강물처럼 흐르는 그곳, 누가 먼저 다녀갔을까?

함안 악양둑방길 핑크뮬리
함안 악양둑방길 핑크뮬리

◆핑크빛 그리움으로 가을을 물들이는 악양생태공원

함안은 꽃놀이에 바쁘다. 코스모스와 핑크 뮬리 외 여러 빛깔의 뮬리들이 가을을 그려내고 있다. 사람들이 한적하게 가을을 걷고 있다. 공원 둑길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린다. 사람보다 자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가을 햇살 속에 반짝이는 핑크 뮬리는 강물에 분홍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 우아하고 몽환스럽다. 핑크뮬리의 학명은 뮬렌베르기아 카필라리스(Muhlenbergiacapillaris)로 카필라리스는 라틴어로 ‘머리카락 같은’ 뜻이다. 우리 말로는 분홍 쥐꼬리새로, 꽃이삭이 쥐꼬리를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8만 평이나 되는 넓은 공원을 한나절에 다 걸을 수 없을 것이다. 먼저 빼놓지 않고 보아야 할 곳을 살펴보자. 생태연못과 핑크뮬리원, 초승달과 기다림의 종이 있는 데크전망대를 지나 팔각정, 숲속 나무 쉼터다. 아이와 함께라면 어린이 놀이터도 빼놓을 수 없다. 10월에는 잔디광장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내 마음의 시화전’이 열리고 있으며,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노을 감성 선셋뮤직페스타’가 인기리에 마쳤다고 한다. 그리고 악양루 데크 계단을 이용해 남강과 함안천이 만나는 악양루의 절경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늘을 담은 호수&데크 전망대
악양 생태 연못은 하늘 거울이다. 호수 속에 비치는 하늘과 구름, 빼곡히 들어선 나무숲은 한 폭의 수채화다. 못 언저리 줄 배 한 척 구름 속에 묶여있다.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그림인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연못을 빠져나와 강둑에 오른다. 강바람이 분다. 둑길 코스모스 꽃길은 남강 물길과 어우러져 환상적이다. 핑크 뮬리는 멀리서 보니 분홍색 솜사탕을 가득 실은 손수레 정원이다. 남강 변 기슭을 끼고 조성된 작은 오솔길은 붓 길처럼 예쁘다.

강둑 데크 전망대 조형물을 만난다. ‘초승달’과 ‘기다림의 종’이다. 남강을 바라보고 있다. 누가 밤하늘의 달을 따다 놓았을까? 종은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초승달과 종 사이를 오가며 사진을 담느라 바쁘다. 밤에는 은은한 조명으로 마치 초승달이 뜬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맑은 풍경 같은 종소리가 바람과 함께 아늑히 멀어진다.

함안 악양둑방길
함안 악양둑방길

◆절벽 위의 악양루&악양 둑방을 건너주는 부교
끝없이 이어지는 강둑, 무심히 흘러가는 남강의 낙조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팔각정 데크 난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절경이다. 강가의 모래톱과 멀리서 보이는 악양둑방은 수채 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바위를 깎아지른 데크 계단을 따라 걷는다. 가을 햇살이 흐르는 강물 속에서 반짝인다.

가파른 절벽에 앉은 악양루(경남도 문화재 190호)가 하늘과 맞닿을 듯 까마득하다. 악양이라는 이름은 경치가 중국의 동정호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1857년에 세워졌다가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1963년 복원했다. 악양루에서 바라보는 함안천과 둑방 전경은 꽃잎들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아름답다.

악양루 아래 악양둑방을 이어주는 부교가 설치돼 있다. 조만간 새로운 다리가 놓일 예정이라 한다. 옛날 이 강을 건너 주던 처녀 뱃사공의 사연과 노래가 생각난다. 지금은 배도 노 젓는 사공도 없지만, 그 시절의 낙동강 강바람은 이런 느낌이었을까?

함안 악양둑방길
함안 악양둑방길

◆선물 같은 꽃들이 온다
부교 넘어서 만난 꽃밭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악양둑방 제2주차장에 줄지어있는 고깔모자 부스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로 10월 30일까지 탐방객을 맞이한다고 한다. 광활한 악양 둔치에는 개량 코스모스 빅스타, 노랑 황화 코스모스, 풍접초, 버들마편초, 백일홍, 천일홍 등 가을꽃들이 꽃바다를 이루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들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가을 하늘을 수놓은 꽃 잔치는 상상 이상이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가을을 만날 수 있을까?

◆사계가 아름다운 악양둑방길
함안 악양둑방길은 2008년 ‘10리 둑방 테마 관광 사업’을 시작으로, 야생화, 꽃양귀비, 코스모스 등 계절마다 여러 품종의 꽃들로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봄에는 수레국화, 안개꽃, 꽃양귀비, 댑싸리와 끈끈이 대나물, 콘포피, 튤립, 꽃잔디 등 붉고 하얀 꽃들이 어우러져 강물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름답다.

가을에는 가을을 상징하는 코스모스와 개량종 빅스타, 꽃 색이 선명하고 화려한 백일홍, 종이꽃을 연상케 하는 천일홍, 바람이 불 때마다 보라색 물결이 출렁이는 버베나, 클레오메등 여러 종의 꽃들이 가을 들녘을 수놓고 있다. 꽃의 시작은 보이지만 끝은 보이지 않는다. 꽃길을 얼마나 걸어야 할까? 사진으로는 다 품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함안 악양둑방길 핑크뮬리
함안 악양둑방길 핑크뮬리

◆꽃의 유혹, 꽃의 치유
꽃은 멀리서 보아도 가까이 보아도 아름답다. 사람들이 꽃과 꽃 사이 까만 꽃씨처럼 박혀있다. 분홍 코스모스와 황화 코스모스 꽃밭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다. 꽃길을 무작정 걷다 보면 꽃밭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착해지고, 저절로 치유받는 느낌이 든다. 꽃들이 많아도 꽃 한 송이 송이마다 향기도 다르고 생긴 모습도 다르다. 보면 볼수록 예쁘고 사랑스럽다. 꽃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잘한 별꽃들이 아기 속눈썹처럼 피어있다.

푸른 하늘에 하얀 실구름이 지나간다. 꽃밭의 파수꾼처럼 서 있는 몇 그루의 나무가 호젓한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사람들이 꽃향기에 취해 꽃 멀미가 나도록 가을을 담고 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꽃을 만나면 지켜주고픈 마음이 생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꽃 속에서는 모두 천진하고 사랑스럽다.

◆자연과 사람이 빚은 악양 둑방 꽃길
코스모스는 신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제일 처음 만든 꽃이라고 한다. 코스모스의 씨앗은 신이 만들었을지 몰라도, 그냥 피어나는 꽃은 없다. 꽃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며, 가을을 노래하는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과 발품이 필요할지 생각해 본다.

꽃길에는 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돌탑도 만나고 고장 난 경비행기, 나무의자, 돛단배 등 재미있는 소품들을 만난다. 돌탑은 밭을 갈면서 나온 많은 돌로 모아 탑을 쌓은 것이고, 다른 소품들은 버려진 것들로 새롭게 꾸민 것이다. 꽃길 따라 걷다 보면 버드나무와 아담한 원두막을 만난다. 꽃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꽃 멍으로 나를 힐링하기 좋은 장소다.

함안 악양둑방 경관조성단지
함안 악양둑방 경관조성단지

◆둑방길을 달리는 자전거&1박2일 촬영지 경비행기 체험장
둑길 입구 작은 꽃방마다 아기자기한 가을꽃들이 눈길을 끈다. 댑싸리와 코스모스가 둑길을 장식하고 있다. 댑싸리가 울긋불긋하다. 모양이 고슴도치처럼 귀엽고 예쁘다. 빨간 풍차와 색연필 포토존에서 꽃밭을 배경으로 추억 사진 한 장쯤 남겨도 좋을 듯하다. 예전의 둑방길은 흙길 산책로였지만 지금은 매끈하게 포장되어, 자전거를 타고 긴 꽃길을 달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멀리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하얗게 피어오르는 구름과 함께 둑길을 지나가고 있다.

함안 악양 일대는 낙동강에서 기류가 안정적이어서 경비행기가 날기에 알맞은 환경이라 한다. 지금은 비행학교가 진행되고 있어 경비행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작은 비행기라 무서운 생각도 잠깐 들 수 있겠지만, 하늘을 나는 짜릿한 감동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함안 악양둑방 경관조성단지
함안 악양둑방 경관조성단지

◆함안, 가을을 秋스르다
세상의 모든 그리움은 가을이 떠안은 듯하다. 소문난 꽃 잔치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많은 함안이다. 생태공원의 핑크 뮬리와 강둑 코스모스 산책길, 악양루의 새벽 물안개와 해 질 녘 노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악양둑방 들녘은 하늘에서 꽃가루를 뿌려놓은 듯 아름답다.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함안의 핫스팟 ‘악양생태공원’과 ‘악양둑방꽃길’에서 꽃다운 꽃길을 걸어 보는 건 어떨까? 강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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