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형이 형인 까닭(The reason why you're older is)
도민칼럼-형이 형인 까닭(The reason why you're older is)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30 16: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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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작가·진주 신안초교사
안정애/작가·진주 신안초교사-형이 형인 까닭(The reason why you're older is)

축제로 인해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세수를 올리고 경제적인 순환을 위해서 합리적으로 할 때는 적극적으로 반응할 일이다. 자연은 다소 훼손이 되어도 동산 같은 쓸모없는 언덕배기 산은 어느새 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새로운 문화공간이 된다.

이처럼 어느 관점이냐에 따라 사회적 감수성이 달라지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 22명의 공간은 작은 사회 축소판이다. 학습력이 다소 떨어지는 아이는 3월은 아주 위축되어 있었으나 선생님이 감싸고 자기편이 되어주는 것을 알고 그 기세를 몰아 지금은 기고만장하다. 갈등이 생기면 어느새 필통으로 상대의 아이를 향해 던진다. 잠시 동화책 ‘형이 형인 까닭!’이란 책이 연상된다. 위계를 위해서 생떼를 쓰는 동생과 형의 갈등에서 이런 일면을 찾을 수 있다. “나부터 낳지, 왜 형부터 낳았어?”
형보다 형이 되고 싶은 말썽꾸러기 동이의 크나큰 깨달음은 밤에 이불에 쉬를 한 후 형의 모습이다.

동생의 실수를 부모님 몰래 감추어 주려는 형의 든든함에 역시 형이 되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교실에서도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하다. 주의 받고 앞에 잠시 서 있는 말썽꾸러기 친구이다. 방금 써 둔 알림 글을 한 손으로 지우고 있으니 대뜸 한 아이는 발설한다. “선생님, 범수가 선생님이 써둔 글을 지금 지워요.”
범수와 같이 축구를 즐기는 아이들 꾸러미는 한결같이 외친다. “야! 철수, 네가 그러니 친구들이 모두 너를 싫어하지.” 역시 철수는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욱하는 철수는 성질을 부리는 그 무리를 향해 달려간다. 교실은 초토화가 된다. 철수는 정의를 부르짖은 것이다. 하지만 지혜롭지 않은 눈치 없는 정의이다. 마치 선생님이 숙제 검사를 안 하고 넘어가면 숙제 안 한 사람은 그 타이밍에서 벗어날 일이다. 딱 한 사람이 선생님의 기억에 환기! 숙제를 검사하게 된다. 결국 초를 치는 친구로 인해 숙제 안 한 친구는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마치 교실 안 풍경은 ‘마당을 나온 암탉 동화 속 다양한 개성을 소유한 구성원’이다. 선생님 입장이 되어 말한 그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 기준에서 미운 오리 새끼 신세가 된다. 교사나 부모님은 이런 상황에 반드시 부연 설명이 따라야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된다.

잠시 공정과 정의를 생각해 본다. 저는 '공정'이라는 것도 '정의'라는 것도 모두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본다. 그 말은 결국 상황과 여건에서 맥락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담임교사가 개입되어 학년 수준에 알맞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행간과 흐름을 벗어난 입장에서 사람들이 공정하다고 보거나 정의롭다고 여기는 것에 대한 설명은 역효과가 된다. 다시 말해 그 '사회적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어떤 사람에게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것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지원금 50만 원을 주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더 가난한 사람에게는 60만 원을, 덜 가난한 사람에게는 40만 원을 주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어떤 것이 공정한 것인지 쉽게 판단이 안 된다. 그렇다면 결국 정답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항상 따라야만 하는 '원칙'을 세우기가 어렵다. 그러한 이유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그 상황에서 최선을 선택하는 것에 주목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공정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더 정의롭고 공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이다.

* 작가 이력: (2005. 시조 문학 등단. 다양한 장르의 글을 꾸준히 집필 중임)
* 발간한 도서: 2011 시사집 꽃등, 2019 소설집 그 큰사랑, 2020 소설집 The Level, ~카카오톡으로 날아온 730일간의 사랑(한글판, 영문판), COVID19 교육혁명의 꽃은 기본(교육 가이드북) 책과의 만남 길: http://contentsmall.kr/main/index.html ,진주문고 평거지점 3층
* 현재 활동은 한국(경남)문협, 진주문협 회원임
* 성장과 배움을 공유하며 다음 세대들과 소통하는 교사로 세상의 나눔과 공감을 가치로 여겨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랑을 전하는 꽃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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