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 후반엔 모든 게 내 책임이다
칼럼-인생 후반엔 모든 게 내 책임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14 17:0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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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인생 후반엔 모든 게 내 책임이다

공자가 30대 초반 때 제(齊)나라를 방문했는데 제나라 제후(諸侯) 경공(景公)을 만났다. 경공이 정치에 관해 물었는데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제경공문정어공자 공자대왈 군군 신신 부부 자자, 공왈 선재 신여군불군 신불신 부불부 자부자 수유속 오득이식제 (齊景公問政於孔子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 公曰 善哉 信如君不君 臣不臣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 吾得而食諸)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합니다. 경공이 말했다. 좋은 말입니다. 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며,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않고, 아들이 아들답지 않다면, 비록 곡식이 있다 해도 내가 그것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논어’〈안연편〉11장에 나오는 말이다.

현대적으로 풀어본다면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장관은 장관다워야 하고, 국장은 국장다워야 하며 사무관은 사무관다워야 한다.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다워야 한다. 여당은 여당다워야 하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특히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국민보다 당을 위한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대장은 대장다워야 하며, 사병은 사병다워야 한다. 사장은 사장다워야 하고, 임원은 임원다워야 하고 팀장은 팀장다워야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어머니는 어머니다워야 한다. 자식은 자식다워야 하며, 형은 형다워야 하고, 동생은 동생다워야 한다.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못하면 국가 경영은 실패하고 만다. 대장이 대장답지 못하면 전투에서 이기기 어렵다. 사장이 사장답지 못하면 기업은 실패하고 만다. 국가기관의 각 요로에 있는 사람이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군대에서 간부들이 제대로 제 역할을 못하면 그 조직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못하고 어머니가 어머니답지 못하면 가정 파탄은 시간문제이다. 자식이 자식답지 못하면 그 자식을 둔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슴 아픈 나날을 보내게 되어있다. 의사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망각하고 의료행위를 하면 그 병원은 오래가지 못한다.

절대 권력을 가진 임금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충성하는 신하를 두기는 어렵다. 한 가정에도 부모가 부모역할을 모범되게 해야 자식이 따르게 된다. 부모는 흐트러진 언행을 하면서 자식에게 정직을 강요하면 아이들이 어릴 때는 따르는 척 하지만 나중에 성장하게 되면 반항아가 될 확률이 높다. 아일랜드 속담에 「자식은 성장하면 부모를 심판한다.」고 했다. 즉 권력과 힘으로 일정 기간 억압할 수는 있어도 오랫동안 유지할 수는 없다.

기기교교(企企敎敎)란 말이 있다. 기업은 기업다워야 하고, 학교는 학교다워야 하며, 종교는 종교다워야 한다. 학교가 기업이나 종교 단체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종교 단체처럼 운영되어서는 아니 되며 종교가 이익을 목표로 하는 기업처럼 운영되어서는 더더욱 안 될 말이다. 특히 믿음이 다르다고 다른 종교를 비방하거나 부정하거나 폄하하면 안 된다.

인생 전반은 전반답게, 인생 후반은 후반답게 사는 게 어떤 것일까? 인생 전반은 누구나 부모의 역할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누구나 처음 살아가는 삶이기에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좌충우돌(左衝右突)하면서 살아가며 흔들릴 때가 많다. 그럴 때 잘못 생각하면 부모를 탓하고 사회를 탓하면서 불평과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잘 되면 내 노력 덕분이고 못되면 조상과 환경을 탓할 수도 있지만, 인생 후반은 다르다. 잘해도 내 탓, 못해도 내 탓이다. 인생 전반전이라는 예행연습이 끝났기 때문에 누구를 탓 할 수가 없다. ‘처음이라서’,‘어려서’라는 핑계가 이유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삶이 마음에 들었다면 계속 이어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과연 임금답게, 장관답게, 국회의원답게, 교육자답게, 법관답게, 경찰관답게, 소방관답게, 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헌신했는가?

고려 공민왕 때 과거에 급제한 뒤 여러 벼슬을 거치면서 검소하고 올곧은 생활로 국민에게 귀감이 되었던 조운흘(趙云仡:1332~1404)이라는 사람은 관직생활을 마무리 하면서 “비록 큰 치적은 없었으나 시속의 비루함도 없었다.”라고 자평했다.

작금의 물고 뜯는 사분오열(四分五裂)된 정치판을 보면서 환멸을 느껴 한 번 되새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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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2-11-14 19:23:24
세계사로 보면 한나라때 동아시아 지역(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 세계종교 유교가 성립되어 지금까지 전승. 이와 함께 한국 유교도 살펴봄.

한국 국사는 고려는 치국의 도 유교, 수신의 도 불교라고 가르침. 고려시대는 유교 최고대학 국자감을 중심으로, 고구려 태학, 백제 오경박사, 통일신라 국학의 유교교육을 실시함. 유교사관 삼국사기가 정사(正史)이던 나라.

http://blog.daum.net/macmaca/3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