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마음 드는 감기, 겨울철 우울증
도민보감-마음 드는 감기, 겨울철 우울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24 17:2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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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의보감 한의원 원장-마음 드는 감기, 겨울철 우울증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휑한 나뭇가지를 보며 왠지 모르게 마음은 싱숭생숭하고 무기력해지는 사람이 나만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와 더불어 독감이 유행한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는데, 지금 시기에는 몸에 오는 감기뿐만 아니라 마음에 오는 감기, 즉 계절성 우울증도 조심해야 한다.

2년 이상 특정 계절마다 우울감을 느끼고, 그것이 대인관계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계절성 우울증'을 진단하게 된다. 이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낮의 길이가 짧아지는 가을에 시작해서 겨울까지 우울감이 지속되다가, 봄여름이 되면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을 가진다. 주요 증상으로는 과도한 수면과 과도한 식욕,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과 단 음식을 과하게 찾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의 위축, 무기력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햇볕을 쬐는 시간이 감소하는 것이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일조량이 감소하는데다가, 추운 날씨 때문에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합성하고, 비타민D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데, 세로토닌은 행복호르몬이라 불릴 정도로 기분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햇볕에 노출이 덜 되는 겨울철에 기분이 우울해지기 쉬운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몸의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멜라토닌 또한 일조량의 변화로 분비량에 변화가 생기면서 생체리듬이 깨져 우울감이 나타나기 쉽다. 그렇다면 겨울철 우울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낮에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다. 햇빛을 많이 받고, 가벼운 운동을 통해 기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유, 소고기, 닭고기, 견과류, 고구마 등에 들어있는 트립토판이라는 성분은 체내에서 세로토닌으로 바뀌어, 자주 섭취하면 스트레스 완화와 우울감 감소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적으로는 우울증의 원인을 외부의 환경변화뿐만 아니라 내면의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氣鬱)로 보는데,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고, 정서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기인 간(肝)과 심(心)의 기운을 바로잡는 한방차와 혈자리를 자극하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먼저 한방차 중에서는 연자육차를 추천하고 싶다. 연자육은 연꽃의 씨앗으로, 심장의 기운을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할 때에 예민한 신경을 이완시켜 숙면을 돕는데 도움이 된다.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 혈자리로는 백회(百會)와 내관(內關), 태충(太衝)이 있다. 백회혈은 머리의 가장 꼭대기, 정수리의 끝부분에 위치한 혈자리로, 두통이나 집중력 저하를 개선하고 숙면에 도움을 준다. 내관혈은 손목 주름에서 팔꿈치 주름 까지를 5등분했을 때 손목에서 가까운 첫 등분 지점에 있는 두개의 인대 사이에서 찾을 수 있다. 마음을 주관하는 심장과 관련된 혈 자리로, 불안감과 우울감을 감소시키고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태충혈은 발등에서 첫째 발가락뼈와 둘째 발가락뼈가 갈라지는 오목한 부위에 위치하며, 정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간과 관련된 혈 자리로, 스트레스로 울체된 기운을 풀어내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우울증은 감기와 같이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올 수 있지만, 감기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듯이 우울증도 방치하면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올 겨울에는 마음의 면역력도 열심히 키워서, 날씨는 추워도 마음만은 따뜻한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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