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의 하동 관광 1번지 쌍계사의 가을
지리산 자락의 하동 관광 1번지 쌍계사의 가을
  • 김성도기자
  • 승인 2022.11.24 17:4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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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성·역사성 등 가치 인정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
쌍계사 답사한 후 불일폭포 등산하며 좋은 여행길 이뤄
▲ 하동 화개면에 위치한 쌍계사의 가을 /하동군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하동 팔경 중 하나인 쌍계사와 불일폭포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됐다.


명승 지정은 지난 2월 하동군이 자연유산 우수 잠재자원 추천서를 제출하고, 문화재청의 서류심사와 현장조사, 지정예고를 거쳐 이뤄졌으며, 하동군에서 명승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지리산 불일폭포
지리산 불일폭포


문화재로서의 명승은 경관성·역사성 등 종합적 가치가 충족돼야 지정되는데 이번 지정을 통해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의 종합적 가치를 인정받아 의미가 크다.

이번 명승 지정을 통해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자연유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전달하고 가치를 향유하기 위한 하동군의 노력이 결실 맺은 것으로 보인다.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은 과거부터 다양한 문헌에 등장하는 저명한 명승지로 역사적·경관적 가치가 우수하다. 불일폭포는 쌍계사에서 3km 지점에 있어 쌍계사를 답사한 후 불일폭포를 등산하면 좋은 여행길이 된다.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1년 삼법스님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때 중국불교 선종 제6대조인 혜능의 사리를 모시고 와 봉안하고 지은 절이다. 삼법은 당나라에서 귀국하기 전 ‘지리산 설리갈화처(雪裏葛花處 : 눈쌓인 계곡 칡꽃이 피어있는 곳)에 봉안하라’는 꿈의 계시를 받고 귀국 후 눈 위에 꽃이 피는 땅을 두루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지리산에 이르렀다 호랑이의 인도로 이곳을 찾아 절을 지은 것이 유래가 됐다.

문성왕 2년(840년) 진감선서 혜소가 ‘옥천사’라 했다가 정강왕 2년 ‘쌍계사’로 바뀌었다. 국보 제47호 진감선사탑비(眞鑑禪師塔碑)와 보물 9점 등 문화재 29점을 보유하고 있다.

진감선사탑비는 통일신라 후기의 유명한 승려인 진감선사(774~850)의 탑비이다. 불교 음악인 범패를 도입해 널리 대중화시킨 인물로, 애장왕 5년(804)에 당나라에 유학해 승려가 됐으며, 흥덕왕 5년(830)에 귀국해 높은 도덕과 법력으로 당시 왕들의 우러름을 받다가 77세의 나이로 이 곳 쌍계사에서 입적했다.

쌍계사에는 해인사 다음으로 많은 경판들이 소장되어 있다. 모두 33종 1743판으로 육조 현능대사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기록해 만든 것으로 국내 유일본이며, 정확한 간행연도는 알 수 없지만 선조 36년(1603) 경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쌍계사의 말사인 능인암에서 간행해 쌍계사로 옮겨온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쌍계사 본사에서 간행한 것과 승려문집도 있다.

쌍계사는 여러 문화재 외에도 차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쌍계사 입구 근처에는 ‘차시배추원비(茶始培追遠碑)’, ‘해동다성진감선사추앙비’, ‘차시배지(茶始培地)’ 기념비가 있다. 차는 신라 선덕여왕때 당나라에서 처음 들여왔는데 흥덕왕 3년(828년) 김대렴(金大簾)이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줄기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김대렴이 차를 심은 이후 진감선사가 쌍계사와 화개 부근에 차밭을 조성, 보급했다고 한다.

하동군 화개면 차 시배지
하동군 화개면 차 시배지

화개의 또 다른 명품인 녹차 생산자인 쌍계제다는 1980년 지역 우수 특산물로 1990년 경상남도 추천 지역 특산 전통 식품으로 선정됐고 부산 및 서울 인사동에 차 전문점을 개설했다.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불일폭포는 약 60m 높이의 지리산에서 가장 큰 폭포이다. 상하 2단으로 되어 있으며, 폭포 밑 용추못과 학못이 자연의 깊은 신비를 안겨준다. 다양한 식생과 기암괴석, 계곡이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불일암에서 조망하는 지리산의 전경은 빼어난 비경을 보여준다.

‘불일폭포 용추의 쌀바위’는 불일암(佛日庵) 에서 수도하던 스님이 바위에서 나오는 쌀을 발견하게 되고, 빨리 부자가 될 욕심에 구멍을 인위적으로 넓혀 다시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는 허욕담이다.

지난 2018년 8월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가 불일폭포 아래에 있는 학연(鶴淵)의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한 복원행사를 실시했다.

불일폭포의 학연은 신라말의 학자 최치원 선생이 불일암 앞의 완폭대에서 시를 읊거나 노래를 부르면 학연에서 청학이, 용추에서는 용이 나와 춤을 추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으로 최치원이 썼다는 완폭대(翫瀑䑓) 석각이 발견됨으로써 사실로 증명된 바 있다.

불일폭포
쌍계사 불일암과 불일폭포

예전의 학연은 어른 허리가 찰 정도로 깊고 넓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암벽에서 떨어진 낙석과 폭우에 쓸려온 토사 등으로 메워져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국립공원 직원, 지역주민, 자원봉사자 등 50여명이 토사와 낙석 약 3t을 제거하고, 둘레를 본래의 넓이로 확장함으로써 학연의 옛 모습에 가깝게 경관복원을 한 것이다.

또한 쌍계사에서 불일폭포에 이르는 산중은 통일신라 진감선사 유적과 쌍계석문 등 최치원의 행적이 현존하고, 신선사상의 전형적 공간인 청학동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 수림과 더불어 스님들이 왕래하던 옛길과 불일암, 국사암, 환학대, 완폭대 각석 등 옛 명승 자원이 유존하는 등 학술적 가치가 풍부하다. 김성도·장금성기자·자료/하동군

쌍계사 전경
쌍계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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