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얼굴값 못하는 사기꾼의 말로
도민칼럼-얼굴값 못하는 사기꾼의 말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04 17: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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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석/시인
윤창석/시인-얼굴값 못하는 사기꾼의 말로

“미안한 말씀인데 재혼했지요?”하고 물었다. 그 사람은 갑자기 얼굴색이 붉어지면서, “재혼한 것이 나옵니까?”

“관상이 너무 많고, 재혼살과 고신살이 있네요. 부인과 사별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져 살아야 액을 면할 수 있네요?”

“예. 조강지처와는 사십대에 사별하고 재혼을 했습니다.”

“재혼한 부인의 사주를 보니 부인께서는 남자 사주를 타고 났네요. 여걸입니다. 두 분이 천생연분으로 잘 만났습니다. 다 좋은데 무슨 걱정이 있길래 왔습니까?”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도와준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할 때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다시는 도와 주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면서도 마음이 약해서 남을 도와줍니다. 임시직으로 넣어서 정식이 되게 한 사람이 셋이나 되고 직장이 없는 사람 여럿을 직장에 넣어 구제를 해 주기도 했고, 또 보증을 잘못 서서 가산을 탕진하고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 가족들이 살 수 있도록 저의 땅에 가건물을 지어 살게 하였습니다. 그 땅에 집을 짓기 위해 비워 달라고 했는데 이사 갈 곳이 없으니 집을 마련해 주던지 이사 비용을 내어 놓으라며 떼를 쓰고 있습니다. 십년이 지나도 세 한푼 안 받고 가건물까지 지어 주었는데 이럴 수가 있습니까. 적반하장도 유분수지요, 그런데다 정년이 다 되어 가니 예전에 취직 시켜준 사람들까지도 요즘 와서는 본체만체 하네요. 세상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그 사람들에게 보답을 받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변치 말았으면 하는데 등을 돌리니 너무나 서운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제 사주가 배신을 당하는 사주입니까?”

”나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인과응보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참고 견디면서 전생의 업보겠지 하면서 정신 수양이나 하십시오. 그 사람들 언젠가는 죄를 받습니다.“

그런 말로 위로하면서 헤어진지 5년쯤 지나서 그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정년퇴직을 하고 가까운 사찰과 무등산으로 다니면서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면서 수양을 하고 있다면서 무등산 설경이 좋으니 사진 촬영차 한번 다녀가라고 하는 반가운 전화였다. 백년지기처럼 그동안의 안부를 서로 물었다. 집을 비워 주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가까운 곳에 비어있는 농촌 집을 수리해서 내어 보냈는데 그 사람은 2년쯤 지나서 부인은 도망을 갔고 그 사람은 척추를 다쳐 식물인간이 되어 있다고 하며, 공직에 있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퇴출당했고, 또 한사람은 술을 많이 먹고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 말씀대로 그 사람들 당대에 죄를 받네요. 그런 꼴을 보니 괘씸하고 통쾌하긴 해도 동정이 갑니다.”

“그런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닙니까. 열심히 마음 닦고 수양합시다.”

“은혜를 모르고 배은망덕한 사람은 짐승보다 못하다고 했습니다.”

만일 사람이 착한 일을 안 했는데도 이름과 권세를 얻은 자(若人作作不僐得顯名者)는 사람이 그 사람을 벌을 주지 못했다 하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죽이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장자가 한 말씀인데 명심보감에 있습니다. ‘인간의 도리를 어기면 하늘이 반드시 벌을 내린다’는 명언이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며 간판이다. 남자의 얼굴이 준수하면 귀상으로 보이고, 여자의 얼굴이 아름다우면 꽃 같고 선녀처럼 보인다. 얼굴이 준수하거나 아름답다고 해서 마음씨가 좋거나, 인정이 있거나, 운수가 좋은 것은 아니다. 의외로 얼굴값을 못 하는 사람이 많다. 사기꾼 치고 얼굴 못생긴 사람이 없고 말 못하는 사람 없다.

일 년은 계절이 있어서 쉼표를 만들고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한다. 차를 마시는 일은 생각을 깊게, 또 일이며 대화를 통해 인생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 일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술친구보다 좋은 茶友가 있었으면 한다. 집을 세 주다보면 별 별 사람이 다 있다. 몇 해 전에 친구의 소개로 집을 전세 놓았다. 오래전부터 여성전용 휴게실로 이용해 오던 곳이기 때문에 그 방면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들어왔다. 사십대의 여성이 들어왔는데 미인형이다. 친구의 소개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 방면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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