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한파주의보, 동상주의보
도민보감-한파주의보, 동상주의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08 17:4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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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한파주의보, 동상주의보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을 보내고 있다. 기온이 갑작스레 뚝 떨어지며 영하의 추위가 연일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스키, 스케이트, 스노보드, 겨울 산행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 추위를 기다려왔을 것이다.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크겠으나 이 때 매우 주의하여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동상’이다. 동상이란 낮은 기온이나 물질에 노출되어 혈관이 수축 된 상태로 유지되면서 말초에 혈액 공급이 어려워져 일어나는 손상을 말한다. 겨울철 낮은 기온에서 스포츠를 즐기거나 야외 작업을 장시간 하는 경우 자주 발생한다. 두꺼운 의복 때문에 땀이 나거나 눈에 젖었다가 그것이 얼게 되면 동상에 걸리기 매우 쉬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손가락, 발가락, 귀, 코 등 외부 공기에 노출된 부위에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단 동상이 발생했다면 일단 원인이 되는 저온의 환경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동상은 한랭으로 인하여 모세혈관이 수축된 상태이므로, 혈관을 이완시킬 수 있도록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좋지만, 상황이 발생한 곳에서 급하게 처치하기보다는 확실히 보온이 가능한 장소로 이동하여 처치를 시작해야 재손상을 막을 수 있다.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2℃ 정도의 온수에 해당 부위를 30분 정도 담그고 있는 것이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나치게 높은 온도의 물에 담그거나 열원에 접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세게 누르거나 마사지하는 것도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으니 피한다. 손상부위에 혈액이 다시 순환되면서 심한 통증을 수반할 수 있다. 통증과 부종을 경감시킬 수 있게, 해당 신체부위를 약간 높은 위치에 두는 것이 좋다. 물에 담그기 어려운 부위는 데운 물수건 등을 갈아주며 보온하면 된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몸의 열을 더욱 빼앗아 가고, 담배는 혈관 수축을 일으켜 순환을 방해하니, 동상 환자는 술과 담배 모두 금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도 동창(冬瘡)이라고 하여 겨울에 피부가 헐고 진물이 흐르는 증상을 소개하고 있다. 이 때 생부산, 백렴산, 여신산, 납향고 등의 다양한 외용제를 사용했다. 또 괴사가 발생한 경우 해당 부위를 긁어내고 자침하며 약을 바르는 내용도 소개되어 있다. 현대의 한의학에서도 동상은 사혈과 침, 뜸, 약을 병용하여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경미한 동상의 경우 침구치료로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때때로 발생하는 환부의 가려움증도 사혈치료로 비교적 용이하게 개선 가능하다. 피부 변색과 괴사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 않지만 이 또한 꾸준한 침구 치료를 통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손상된 피부조직이 빠르게 재생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동상은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서는 괴사까지 동반할 수 있으니, 쉽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겨울철 야외활동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염두에 두어서 동상 없이 이 겨울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하자.

▲방한용품을 구비하여 귀, 손가락, 발가락과 같이 노출되는 신체 부위의 보온에 주의를 기울인다. ▲땀이나 눈에 옷이 젖었을 경우 빠르게 갈아입거나 말리면서 휴식을 취한다. 야외 운동 시 늘 여벌옷과 양말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도록 유의하며 활동 중간 중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다. ▲음주와 흡연을 자제한다. ▲대추차, 생강차, 계피차 등을 적절히 섭취하여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기온이 너무 낮을 때는 가능하면 실내 활동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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