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정서 있는 말(言)에는 정직(正直)있어
도민칼럼-정서 있는 말(言)에는 정직(正直)있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08 17:4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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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정서 있는 말(言)에는 정직(正直)있어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르게 하라, 천 냥 빚도 말 한마디로 갚는다, 흔히 말 잘하는 사람을 웅변가라 칭찬한다. 말에 대한 칭찬의 속어가 다양하다, 그것보다 말 한마디로 죽을 사람이 살아나고. 말 한마디로 영웅시대에 목숨을 잃는다, 매를 적게 맞고, 목숨을 구한다는 말조심의 신조는 조선조 사화(士禍) 때마다 유행한 말이다.

중국 당대 어느 황제는 자신의 치정을 말로서 칭찬을 잘 표현하는 사람에게 만 냥 되는 황금 찻잔을 내리겠다고 전국에 포고문을 각 지방에 전달하였다. 황제의 칭찬을 위해 구름 같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날마다 황제를 칭찬하는 모임이 곳곳마다 열렸다. 이 칭찬의 행사가 석달열흘 계속 이어가니까, 처음은 칭찬에 호기심을 가졌으나 나중에 자신의 치정에 관계 없는 칭찬이 이어져 혼돈되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칭찬 언어 자체가 칭찬인지 비판인지 아부 말인지 분별을 못 할 경지에 도달하였다.결국 황제는 만냥 되는 황금 찻잔을 철회하면서 불망지칭찬(不忘之稱讚;칭찬은 잊지마라)로 바꾸었는데 이런 풍속이 조선조에 전달되어 중앙관리가 지방 책임자로 선정되면 부임도 채 하기 전에 지방 관속들이 큰 길에 불망비(不忘碑)를 세워 호감을 더 쌓게 하였던 비석들이 지방의 비석무리에서 많이 발견되듯이 과잉된 말은 이익보다 해를 낳는 교훈을 주는 것처럼 훗날 황제(皇帝)는 신하들의 결론을 물었다.

신하들은 “칭찬의 말은 존경과 경의를 받는 존칭이어야 하며 예의가 갖추어진 정직한 언어가 더 중요함을 전달하게 되었다. 이런 풍속이 고려, 조선 왕가 및 귀족 선비에 전래되어 예의를 중요시하는 말로 전한다고 한다. 예로부터 말이라도 같은 말이 아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고” 천 냥 빚도 말 한마디로 갚는다는 격언은 매우 큰 의미로 말을 함부로 내뱉는 막말, 끝말을 사용하면 스스로 천민에 속함을 나타낸다는 의미였고 존대 말 존칭 말 궁중말이 서민에 전하는 과정에 따라 정서적 말자리를 만들어진다. 즉 차회의 정서는 말로서 대화 자체가 정서이고 말의 예술이다. 말과 정서가 융합하는 행위가 인격화이고 고운 말의 행위가 말의 예술이라 한다.

어느 날 친구들이 모여 차를 마시며 비언(鄙言)에 대한 토론대회가 있었다. 무조건 새로운 용어가 나왔다고 칭하기보다 내용에 따라 정서적 의미가 다르게 응용되는 것처럼 이어진 인격이고 통합한 정서적 규범의 진행이 곧 말의 인격화라 하겠다.

차를 끓이고 차를 전하고 차를 마시는 자세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인격화 형성의 진행 과정이고 결국 인격화로 마무리한다. 요즘 듣기 좋은 꽃노래의 말, 비례의 말, 비단 같은 말, 꽃가마 같은 말, 과잉한 칭찬의 말, 기호적인 말, 선동적 말 등은 비속어 사건에 충동적인 말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보다 세종대왕을 욕되게 함이라 하였다.

필자가 공직 단체 등 졸업생, 나이 적은 분과 대화의 기회가 자주 있는데 언제나 존대 말을 쓴다. 그런데 졸업생들에게 말을 낮추어 달라는 건의를 몇 차례 받는다. 그때마다 말의 우위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에 함부로 말의 존칭을 줄인다는 그 자체가 잘못이라 생각한다. 비록 학문적 제자이고 스승이지만 생활과 가정적 형성을 볼 때 성숙한 우위 때문이라 하겠다. 즉 한 가정, 가족, 직장의 대표자, 사회의 대표자이므로 존칭 우위가 선결되어야 역행 현상의 모순이 없는 말이 정답이라 하겠다.

12월 7일 모 신문에 보도된 교사의 비어의 내용을 읽었다. 교사가 아이들에 훈계하면서 “돼지보다 못하다”란 폭언은 교사 자신의 자질 문제가 우선이고 평소에 행하는 말 자체가 저속하여 정서가 부족하고 거칠어진 말 때문이라 하겠다. 그러니까 말은 언제나 상, 하에 관계없이 우위의 말이 좋으니 주의해야 한다. 요즘 선진 입법부를 대표하고 국민이 대변자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막말에 혈기 있는 분노를 자주 듣는다. 말에는 씨가 있고 뼈가 있음을 생각하라. 작설 차 한잔 마시고 마음부터 순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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