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감사함을 알고 살면 삶이 즐겁다
칼럼-감사함을 알고 살면 삶이 즐겁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13 17:3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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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감사함을 알고 살면 삶이 즐겁다

인간은 육체 활동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지만, 정신적으로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므로 남들에게 휘둘리는 정신적 소모를 줄이고, 해야 할 일에만 집중, 알찬 삶을 살아가자.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 내가 가난하면 그 원인을 찾아 없애고, 몸이 불편하면 그 원인을 찾아 멈추고, 가정불화가 잦으면, 그 원인을 찾아내어 해소해 버려야한다. 자신의 능력을 알고, 지금 있어야 할 곳과, 해야 할 일들을 빈틈없이 하며, 침착한 언행 속에 살아가자.

진실함과 자기반성을 주춧돌 삼고, 청정함을 기둥 삼으며, 자비희사 정신을 대들보 삼아가자. 봉사정신을 지붕 삼고, 베풀어나가는 도량을 건설하며, 꾸준하게 바른 길을 구현해 나가자. 조금만 더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보자. 과일 나무도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이면 비바람과 햇빛을 맞으며 자라고, 가을이 되어야 열매가 익는다. 이렇게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이 선택하고 결심한 일이면 날마다 쉬지 말고 꾸준히 밀고 나가자. 불가에서는 속세의 출세, 부귀영화도 부질없는 것으로 본다.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분쟁과 불화가 생기는 것은 하심(下心)할 줄 몰라서이다. 내가 누군데? 너보다는 내가 더 낫다.
네까짓 게 뭔데? 하는 것은 모두 부질없는 짓이다. 하심하면 심성이 비단결처럼 고와진다.

날마다 스스로를 닦아서, 닦은 값을 하고 살아가자. 배워 알고, 혼자만 유유자적 하면 본인에겐 좋은 일이겠지만, 남들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가에 절을 보고 절에 가지 말고, 부처를 보고 절에 가지 말고, 스님을 보고 절에 가지 말라. 그 절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 그 가르침을 보고 가라 한다. 비유하면 캄캄한 밤에 천 길 낭떠러지의 외나무다리를 건널 때 횃불 든 사람 보지 말고, 횃불 기둥 보지 말고, 밝은 불빛만 보고 따라가라는 것이다.

그 불빛이 어두우면 떨어져 죽게 된다. 그러니까 그 절의 스님께 배울 것이 없으면 가지 말라는 가르침이며, 어리석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우리가 사람과 짐승을 구별할 줄 안다면 사람과 사람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절에는 진리를 배우러 간다. 배울 때는 인내하며, 스님을 믿고 공경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우리의 뇌는 부정적, 불쾌한 감정, 분노, 슬픔, 기분 나쁨 같은 것은 즉각 감지가 되지만, 감사함을 아는 데는 속도가 느리다. 일상생활에서도 공기, 물, 전기, 건강, 등에 감사함을 아는 것은 많이 늦다. 또 자신의 훌륭한 자질이나 가족과 주변의 인연들에 대한 감사도 너무 늦다. 이런 것에 대한 감사를 알고 살면 삶이 훨씬 즐거워진다. 더 자주, 더 크게 감사하며 살아가면 죄책감이나, 수치심 같은 것도 모두 사라진다.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의 고난과 굴욕, 비난과 모략, 중상과 이간질, 불명예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도 조상님들의 슬기를 배운 덕분이다. 잘 살기를 원한다면 생활 습관부터 바꾸어야 한다. 생활의 변화를 위해서는, 모든 집착을 끊어서, 번뇌의 불꽃이 소멸하면, 잠도 편안히 잘 수가 있게 되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멋진 인생으로 변화되어버린다.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는 것처럼, 아차 하면 아귀, 지옥, 축생의 응보가 뒤따른다. 의복이 더러우면 빨래를 하고, 몸이 더러우면 목욕하듯이, 마음에 낀 때와 먼지를 계속 털어내고 닦아내자. 마음이 과거와 미래를 헤맬 때는 재빨리 현재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우리의 만남은 대단히 소중한 인연이다. 인연이 없으면 간접적인 만남도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의 만남은 보람된 만남, 값진 만남인 것이다. 오늘 바른길을 가지 않고, 잘못 살아가면, 사막에 떨어뜨린 모래알 같은 인생 되어버린다. 사막에 떨어뜨린 모래알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항상 깨어 있고,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서, 어제보다는 훨씬 값진 인생으로 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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